그렇게 30여년. 1984년 식품 대기업에 입사해 혼을 바쳤다. 그에게도 '은퇴의 시간'은 찾아왔고, 그는 거리에 섰다. 홀로선 길, 외롭고 무서웠다. 30년을 대기업이라는 울타리에서 보낸 그에게 '시장(market)'은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전쟁터였다. 그때, 창업아이템을 만났다.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브랜드 '미스터빈'. 마음이 쏠렸다. 가족들이 만류했지만 그는 '도전'을 선택했다. 이제 60세, 그는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민형식(60) 미스터빈코리아 대표를 만났다.
민형식 미스터빈코리아 대표는 “식품의 본질은 품질”이라고 강조한다.[사진=천막사진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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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식 미스터빈코리아 대표는 "식품의 본질은 품질"이라고 강조한다.[사진=천막사진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총성 없는 전쟁터다. 시쳇말로 '뜬 아이템'이 등장하면 포장만 바꾼 비슷비슷한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난다. 그 때문인지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롱런하는 브랜드가 드물다. 트렌드가 사그라지면 브랜드도 어느새 자취를 감춘다. 전쟁터나 다름없는 그곳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이가 있다.
민형식 미스터빈코리아 대표다. 미스터빈은 싱가포르 프리미엄 두유 브랜드다. 지난해 10월 국내 첫 팝업 매장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스타트업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그래서 혹자는 민 대표에게 "왜 어려운 길을 가느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그는 "해왔던 일이고 잘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고 답한다.
민 대표는 베이비부머 세대 상징인 '58년생'이다. 1984년 국내 굴지의 식품회사에 입사해 30여년간 일했다. 생산라인을 빼고 국내외 영업ㆍ마케팅ㆍ외주ㆍ관리ㆍ물류까지 거의 모든 부서에서 경험을 쌓았다. "운이 좋았어요. 부서를 옮길 때마다 긴장감과 부담감도 컸지만, 식품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모든 분야를 경험한 건 큰 자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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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대표는 "미스터빈코리아가 두유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대기업 임원 시절 민 대표.[사진=미스터빈코리아 제공]
미스터빈코리아는 AK프라자 분당점에 이어 갤러리아 압구정점, 롯데백화점 명동본점ㆍ대전점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그사이 하나의 결실도 맺었다. 지난 4월 건대역에 첫 가맹점을 오픈했다. 민 대표는 "이제 첫 걸음을 뗐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원천은 '품질'이다.
"식품회사에서 월급쟁이로 30년 일하면서 뼛속 깊이 느낀 것이 품질의 중요성입니다. 소비자의 입에 들어가는 제품을 허투루 만들 수는 없죠. 미스터빈코리아의 두유는 무조정ㆍ무첨가 두유입니다. 품질만은 자신합니다."
그는 덧붙였다. "국내 유통 두유는 대부분 첨가물ㆍ설탕이 들어간 가공두유(98%)입니다. 건강식품과는 거리가 먼 셈이죠. 콩에는 영양가가 풍부하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는 데도, 두유가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콩에는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이소플라본, 노화방지ㆍ항염증 기능을 하는 안토시아닌, 동맥경화ㆍ혈액중성지방을 제거하는 레시틴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미스터빈은 몸에 좋은 국내산 콩 100%를 사용하고, 유통기한 15일 이내에 먹을 수 있도록 냉장 유통시스템을 구축했다. 민 대표는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일본ㆍ중국 등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두유가 건강한 식사대용식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라며 "미스터빈코리아가 한국에 두유 문화를 정착시키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저작권자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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