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2일 만에 국회 정상화 합의
특검 명칭 '김경수·문재인' 제외
지선 출마 의원 사직서 처리
세부사항 놓고 갈등 재연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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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14일 줄다리기 협상 끝에 오는 18일 추가경정예산과 드루킹(댓글조작 사건) 특검 도입을 동시 처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회 정상화 방안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국회 파행 42일 만이다. 협상 타결로 야당이 반대해온 6·13 지방선거 출마 현역 의원 사퇴 처리와 자유한국당 소속 홍문종·염동열 의원 체포동의안 보고도 이날 모두 국회 본회의에서 이뤄졌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한국당, 김동철 바른미래당, 노회찬 평화와정의의의원모임 원내대표는 이날 밤 국회에서 국회 정상화 합의 사항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국회는 18일 추경과 특검을 동시 처리하는 대신 특검 명칭에서 ‘김경수·민주당·문재인(대통령)’이라는 단어를 제외하기로 했다. 특별검사는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추천한 4명 중 2명을 야당이 합의해 추리고 대통령이 최종 1인을 임명하기로 했다. 수사 범위는 △드루킹 및 드루킹과 연관된 단체 회원 등이 저지른 불법 여론조작행위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범죄 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들에 의한 불법행위 △드루킹의 불법자금과 관련된 행위 △이들 의혹과 관련한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으로 정했다. ‘대선불복 특검 불가(민주)’와 ‘선(先) 특검(한국·바른미래)’으로 평행선을 내달리던 여야는 서로 한발씩 물러서며 절충안을 내놓았다. 4·5월 국회 공전으로 현안이 산적한데다 빈손 국회에 대한 여론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극한 대치를 이어갔다. 민주당과 평화당·정의당 등 범여권이 의원 사직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강행하기로 한 가운데 한국당은 국회 본회의장 앞을 점거하고 비상의원총회를 열며 여당을 압박했다. 오전 원내대표에 이어 오후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이 잇따라 결렬되고 한국당이 의원·보좌진 전원 소집을 공지하며 한때 양측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5시 본회의 직전 열린 원내대표 회동에서 이견을 좁히면서 극적 타결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정상화 합의에 따라 이날이 시한인 지방선거 출마 의원 4명의 사직서도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표결에는 재적 의원(292명) 과반인 248명이 참여했으며 민주당 김경수(찬성 208·반대 35·무효 5), 박남춘(217·28·3), 양승조(217·29·2) 의원과 한국당 이철우(230·14·4) 의원 모두 사직 처리 정족수(출석의원 과반)를 넘겼다. 이로써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재보선 지역이 기존 8곳에서 12곳으로 늘어났다. 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자동 보고돼 ‘72시간 내 처리’ 절차를 밟게 됐다. 20대 전반기 국회가 29일 종료를 앞두고 갈등을 봉합함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추경 심사를 비롯한 각종 민생 법안 처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개의 선언 전 “늦었지만 이제라도 본회의가 열려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처리하지 못한 숙제가 참으로 많다는 사실을 의원 여러분들이 깊이 새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회 정상화를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합의가 특검과 추경에 대한 ‘큰 틀의 봉합책’에 불과해 세부 사항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평화당은 본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국회를 여는 것은 예의가 아니고, 추경 심의 기간도 짧다”며 일정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송주희·하정연·양지윤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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