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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기고]누구를 위한 고교평준화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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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백화진


양산시교육선진화 위원장 백화진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들 합니다. 즉 적어도 100년동안 유지될 수 있는 교육정책을 세워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양산 시민들은 양산시의 교육경쟁력을 높이고자 명문고를 육성하자는 정책을 지지하였습니다. 그 정책이 현재까지 이어져서 현재의 양산 교육수준은 이웃 시도에 뒤처지지 않는 수준, 심지어 선도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우수한 양산의 인재들이 타 시도에 존재하는 고교에 진학할 필요성이 현저히 감소하였고, 심지어 이웃 부산에서 상당수의 학생들이 양산 고교에 진학하기 위해서 전학이나 이사를 오는 성과를 달성하였습니다. 이제야 양산이 교육적으로 살만한 도시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 한 성과에 대한 정확한 평가도 없이 갑자기 교고평준화를 시행한다고 또 시끄럽습니다. 교육이 몇몇 개인들의 호기심 충족을 위한 실험장도 아니고 시행된 지 얼마 되지도 않고 이제 그 결실을 맺고 있는 정책을 정확한 사유 없이 무작정 바꾸자는 현재의 논의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고교평준화가 현재의 교육시스템보다 양산학생들과 양산시에 도움이 된다면 바꿀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분석을 해보아

평준화의 두드러지는 이점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첫째, 성적이 중간정도인 학생들에게 더 나은 대학으로의 진학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현재 양산은 고등학교가 비평준화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3학생들은 자신이 가고 싶은 고등학교에 원서를 접수한 후에 해당 고등학교가 중학교 내신 성적을 기준으로 합격여부를 결정합니다. 그 결과 고등학교마다 입학할 수 있는 성적이 서로 다르고 특정학교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편중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중학교에서 중간정도의 성적을 얻은 학생은 상대적으로 학력수준이 낮은 고교에 진학하여 중학교때 보다 더 나은 내신 성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내신 성적으로 수시에 지원하면 자신의 중학교때 학력보다 더 나은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의 입학경향을 보면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즉 현재의 비평준화가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고 학생들은 이러한 기회를 아주 잘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평준화가 되면 이러한 기회는 사라집니다.

둘째, 수준별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학력이 우수한 학생들이 특정학교에 편중되기 때문에 고교에 입학한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학교별로 덜 차이나서 수업 난이도를 맞추기가 쉬워집니다. 그래서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가 높아집니다. 평준화가 이루어진 이웃 부산의 일반고들에서 수업중에 잠을 자는 학생들이 80%이상이 된다는 점에 비추면 그 장점은 분명하다고 하겠습니다.

셋째, 학력수준이 우수한 학교가 학력수준이 다소 낮은 학교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극이 고등학교 사이에서 선의의 경쟁을 촉발하였고, 그 결과 양산 관내의 고등학교들이 전체적으로 수준이 상향되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평준화로 관내 모든 고등학교의 학력수준을 강제적으로 동일시시킨다면, 학교들 간의 경쟁은 사라지고 양산의 교육수준은 저하될 것입니다. 이러한 평준하의 병폐는 이웃한 부산의 경우를 보면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상당수 부산 학생들이 더 나은 교육환경을 찾아서 양산으로 전학을 하거나, 아예 가족들이 양산으로 이주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넷째, 사교육비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현재 양산의 고등학생들은 면학분위기 속에 내실 있는 수업을 받고, 대부분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하므로 반드시 학원이나 과외 또는 독서실을 이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고교평준화가 시행되면 학교에서 수준에 맞는 수업을 받을 수 없고, 면학분위기가 헤쳐져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더욱 더 사교육에 의존하거나 사설기관에 의존해야 할 것입니다. 이 의존도에 비례해서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가계의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평준화된 고교에 만족할 수 없어서 특목고나 자사고에 진학하려고 할 경우에는 교육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입니다. 혹자는 평준화가 이루어지면 더 좋은 고교에 진학하기 위해서 중학생의 사교육비가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설마 중학생들을 학원에 보내는 것이 단지 고교진학을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죠?

다섯째,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당합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다양성을 강조하는 시대입니다. 획일적인 교육시스템은 다양성을 파괴하는 시스템입니다. 고교평준화가 바로 획일적인 교육시스템의 표본입니다.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정도의 교육을 받도록 강제합니다. 그러면서 창의적인 학생들을 육성한다고 주장합니다. 창의성을 위해 학습이 필요 없을까요? 현재 가장 창의적인 기업집단을 이끌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명문대 출신들입니다. 구글의 창업자인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모두 미국 서부의 명문인 스탠포드 출신입니다. 테슬라 자동차의 창업자인 엘런 머스크는 미국동부의 명문인 펜실베니아 주립대 출신입니다.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는 미국 동부의 명문인 프린스턴 출신입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크버그는 하바드 출신입니다. 현재의 삼성반도체를 견인한 황창규도 서울대 출신입니다. 이래도 창의성이 공부와 무관하다고 주장하시겠습니까?

여섯째, 양산시의 발전을 견인합니다. 한 도시의 발달은 결국 인구유입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기 위해서는 그 도시가 가진 이점이 주위 시도보다 더 커야 합니다. 양산시 교육수준의 향상은 양산이 가진 중요한 이점의 하나입니다. 서울에서 강남이 발전하는 가장 큰 요인이 강남의 교육인프라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현재 양산이 가진 교육의 비교우위가 양산시의 발전에 얼마나 중요할 것이라는 점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의 양산 교육시스템은 수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왜 양산시가 고교평준화를 도입해야한다는 걸까요? 진정 양산시의 고교평준화를 주장한다면 위에서 열거한 현재 교육시스템의 장점 그 이상의 것을 제시하고 증명해야 할 것입니다.

양산시 고교평준화 반대위원회. 양산시 교육선진화 위원회 위원장 백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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