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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멸종위기종 '산양' 잇단 폐사…"예방적 모니터링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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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지난 6일 경북 울진군 한 국도에서 로드킬 당한 산양.(사진 한국산양보호협회울진지회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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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최근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이 폐사하는 경우가 잇따라 발생하자, 정부 차원의 예방적 모니터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11시30분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삼근리 36번 국도에서 암컷 산양 사체가 발견됐다. 교통사고를 당한 산양은 자동차와 충돌하면서 왼쪽 뒷다리 골반이 깨지고 살이 터져있었다.

지난 8일에는 울진군 북면 구수곡자연휴양림 인근에서 수컷 산양 폐사체가 발견됐다. 사체를 수거한 한국산양보호협회울진지회와 울진군 문화관광과에 따르면 이 산양은 먹이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울진은 국내 산양 최남단 서식지로 생태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산양 개체수는 600~800마리 정도인데, 울진일대에만 100마리 내외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산양 보존에 있어 중요한 지역임에도 이 일대에서 매년 산양이 폐사하고 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폐사한 울진 산양 수는 2010년부터 이달까지 54마리로 집계됐다. 매년 최소 1마리씩은 폐사하고 있는 상황. 지난 2010년에는 폭설 등으로 먹이를 구하지 못한 산양 25마리가 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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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 등 야생동물 로드킬 우려가 높은 경북 울진군 한 도로.(사진 한국산양보호협회울진지회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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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런 문제로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은 설악산, 오대산, 월악산 등에서 복원사업을 진행중이고, 겨울철에는 먹이주기행사 등을 열고 있지만 문제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환경단체는 지난 8일 구수곡자연휴양림 웅녀폭포 인근에서 굶어죽은 산양 사체가 발견된 점을 그 예로 들었다. 이곳은 지난해 3월에도 탈진했다 죽은 산양이 발견된 장소다. 동일장소에서 수차례 죽는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

임태영 녹색연합 활동가는 "산양 서식지 등 환경 관련 조사도 없이 임시방편으로 먹이를 주는 방식으로 종보전을 하려 한다"며 "정부 등에 관리시설과 조직을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아직까지도 돈 문제 등으로 설립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산양이 로드킬로 죽는 것도 문제다. 최근 5년 사이 36번 국도 삼근리-대흥리 일대는 산양이 빈번하게 출몰하고 있어 로드킬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마땅한 생태통로가 마련되지 않았고, 산양들이 사고를 당한 채 발견되고 있다. 이른 새벽이나 야간에 많이 활동하는 산양 특성에 맞는 운전자를 위한 안전장치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임 활동가는 "현재는 탈진하거나 교통사고를 당한 산양을 구조한다고 해도 치료시설이 강원도에 있어 이송해도 죽는 경우가 70%가 넘고, 서식지환경 등 조사도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개체수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하루빨리 산양구조치료센터 설립이 이뤄져야 할뿐만 아니라 산양이 정부차원에서 자주 폐사하는 시기, 장소 등을 조사·분석하고, 탈진·폐사를 막기 위한 예방적 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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