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8 (금)

영업시간 줄인 백화점·마트…소비자만 불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근로시간 단축 후폭풍 ④ ◆

7월부터 법정 최대 근로시간이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면서 유통업체들이 대거 영업시간 단축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영업시간 단축이 곧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른 오전이나 늦은 밤 매장을 찾는 수요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백화점·마트 등이 늦게 문을 열거나 일찍 폐장하면 누군가는 헛걸음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올해부터 선제적으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고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영업시간을 조정했다.

신세계백화점은 3월 1일부터 시범적으로 영등포·경기·광주점 세 곳의 개점시간을 기존 오전 10시 30분에서 11시로 30분 늦췄다. 1979년 롯데백화점 본점이 문을 연 이래 40년 가까이 유지해온 '10시 30분 개장' 관행을 깬 것이다. 고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오전 시간대 영업시간을 줄여 고객·협력업체·직원 반응과 효과를 테스트하고 있다.

이마트는 전 점포 폐점시간을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앞당기고 영업시간을 1시간 줄였다. 지난해부터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폐점시간을 오후 11시로 앞당긴 데 이어 올해부터 영업시간 단축을 전면 확대했다.

홈플러스도 경기 안산고잔점, 전남 순천풍덕점 등 일부 매장 폐점시간을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앞당기고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이어 아웃렛도 영업시간 단축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은 지난 4월부터 폐장시간을 오후 11시에서 오후 10시 30분으로 바꾸고 영업시간을 30분 줄였다.

현실적으로 현장 직원 근로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영업시간 단축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백화점·마트 영업시간이 소비자 후생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숫자는 적지만 이른 오전이나 늦은 밤 시간에만 쇼핑을 하는 특수 계층은 평일 백화점·마트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장 직후나 폐장 직전 매출 구성비가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숫자만 볼 게 아니라 소비자 개개인이 겪을 불편함이나 협력업체 매출 감소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