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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美통상갈등 부메랑' 글로벌시장서 달러 지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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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중앙은행 외환준비고 작년말 달러비중 4년來 최저
각국 외환다변화 교체 속도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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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과 다른 국가들간 통상 갈등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핵심 축을 구성하는 미국 달러의 위상에 잠재적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세계 여러 나라 중앙은행들이 지난 수십년간 글로벌 무역에서 미국과 달러의 지배적 역할을 고려해 자국 외환준비액의 대부분을 달러로 채워왔지만 최근 미국과의 통상 갈등 때문에 달러 비중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외국과의 쌍무 또는 다자간 무역협정으로부터 후퇴하고 있는 데 반해 멕시코와 일본 등 여러 나라들이 미국을 거치지 않는 독자적 통상 관계를 맺으면서 엔과 같은 통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 세계 무역 시스템이 정착하려면 아직 상당한 시간이 더 소요되겠지만 약 11조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준비통화 구성에는 이미 일부 변화가 시작됐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7년 말 현재 세계 중앙은행들의 준비통화에서 달러 비중은 약 63%로 4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유로 비중은 20%로 늘었으며 일본 엔화의 비중도 4.9%로 상승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엑산테 데이터의 최고 경영자 젠스 노르드빅은 무역 환경 변화 때문에 금년에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그들의 외환준비고 가운데 2000억달러~3000억달러를 위안과 유로, 기타 통화로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한다. 노르드빅은 외국 중앙은행들이 올해 중국 채권 매입을 확대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이 같은 예상 데이터를 제시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의 외환준비고 조정은 서서히 진행되는 경향이 있지만 "준비통화 교체를 통해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 흐름은 정말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레얀드로 디아즈 데 레온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은 여전히 멕시코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지만 멕시코와 유럽의 쌍무 무역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몇 년 뒤 멕시코 외환보유고에서 유로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멕시코와 유럽간 무역협정으로 "우리의 준비통화 다원화 작업은 계속 진행되고 유로의 비중도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의 다니엘 음미넬레 부총재도 WSJ에 남아공 외환보유고의 대부분은 여전히 달러로 구성돼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일본 엔과 중국 위안 등 다른 통화 보유를 늘려왔다고 밝혔다.

WSJ에 의하면 물론 세계 준비통화로서 달러의 지배적 역할이 곧 끝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게 사실이다. 하버드대학 경제학과의 지타 고피나스 교수는 2015년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글로벌 무역의 약 40%는 달러로 결제되고 있으며 많은 국가들은 여전히 달러 채권 발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달러의 가장 큰 경쟁 상대인 유로와 위안의 위상에도 아직까지는 다소 불안한 측면이 있다. 몇 해 전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채무위기 당시 경험했듯이 유로존 공동 화폐인 유로의 장기적 생존 가능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따르며 중국의 채무 증가와 고령화 현상은 중국 경제의 잠재적 위험으로 지적된다.

유럽의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쟝-자크 바르베리는 WSJ에 "준비통화의 다원화 현상은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의 중심적 역할이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면서 "동시에 미국은 여전히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중요한 동력이다. 외환보유고 다원화를 향한 진화가 아주 더디게 진행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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