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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암투병 어르신들 '생애 마지막 열창'…'인간승리'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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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실버노래자랑대회, 숱한 사연 남기고 내년 대회 기약

뉴스1

부산실버노래자랑대회 수상자들이 무대에서 기뻐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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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ㆍ경남=뉴스1) 박채오 기자 = 지난 9일 부산시민회관에서 노인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온종합병원 주최로 열린 '제3회 부산실버노래자랑대회'가 숱한 인간승리에 대한 화제를 남기면서 14일 마무리됐다.

참가자 대부분이 65세 이상이어서 투병 등 아픈 사연을 지닌 분들이 많았다.

올해 본선에 출전한 조석준 할아버지(70)는 뇌경색으로 쓰러져 반신마비에 혈관성 치매까지 앓고 있다. 조 할아버지는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우연히 노래자랑대회 소식을 알게 됐다.

남편 대신 참가신청서를 접수한 부인은 "이 무대가 남편의 이승에서의 마지막 무대일지도 모르니 동영상이라도 촬영할 수 있도록 중간 탈락시키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는 바람에 조 할아버지의 사연이 공개됐다.

병으로 쓰러지기 전 음반제작을 할 정도로 노래실력이 뛰어났던 조 할아버지는 학교 교장선생님 출신이다. 부인의 부탁과 상관없이 당당히 실력으로 예선을 통과했다. 예심 때 감정을 제대로 주체하지 못하는 그는 거의 울먹이며 노래했고, 다른 참가자들과 관중들은 박수로 격려했다.

후두암 등을 수술하고 투병 중인 팔순의 할아버지도 본선에 참가했다.
참가 목적은 노래를 부르면서 힘을 얻어 병을 이겨내기 위해서라고 했다.

지난해 제2회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최도옥씨는 당시 간암 투병중이었다.
평소 건강 체질이어서 병원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밤중 온몸에 열이 올라 온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입원한 김에 건강검진을 했고 간암이 확인됐다.

우울감을 떨치려고 지난해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부산실버노래자랑대회에 출전했다.
혼신을 다해 열창했고, 관중은 열광했고, 그는 대상을 안았다.

대상 수상 이후 그는 달라졌다.

무척 밝아졌고 자신보다 남들을 먼저 배려했고 봉사했다.

그의 몸에서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암세포가 사라진 것이다.

최도옥씨는 노래자랑을 통해 건강을 회복했다며 아예 한국건강대학에서 부학장을 맡아 자원봉사하고 있다.

부산실버노래자랑대회는 이처럼 아픈 어르신들께 인간승리의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

대학 무용학과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부인의 춤사위까지 곁들어진 조석준 할아버지의 ‘인간승리 도전’은 인기상으로 마무리 됐다.

온종합병원은 내년에 조 할아버지를 초청할 계획이다.

과연 건강한 모습으로 그가 ‘인간승리의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제3회 부산실버노래자랑대회 수상자 명단.
Δ합창: 대상 한국건강대학교 온합창단, 금상 예그린합창단, 은상 부산 대한적십자사합창단, 동상 프리페띠합창단
Δ개인:대상 배영미, 금상 문원길, 은상 현수현, 동상 윤광임, 장려상 최명숙·전홍출, 인기상 조석준·김재진·노용태·박애숙·노종호.
wx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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