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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Stage] ‘絃’의 거장 3色 앙상블-조슈아 벨의 짜릿하고 격렬한 ‘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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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조슈아 벨 &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 5월 31일/ 예술의전당/ 110분/ 8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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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벨, 빅토리아 뮬로바, 미샤 마이스키. 현의 거장들이 5월 31일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한국을 찾는다.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적 협주곡 레퍼토리에 이름만으로도 반가운 오케스트라와 함께다. 이 3가지 전혀 다른 빛깔의 체임버 시리즈 무대에 클래식 팬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듯하다.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은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ASMF)와 5월 31일 내한한다. 그가 ASMF와 한국을 찾는 것은 무려 8년 만. 음악감독으로서는 최초다.

조슈아 벨은 1958년 ASMF를 창단한 네빌 마리너 경 이후 유일한 음악감독이다. 매끄럽고 기품 있는 사운드로 가장 ‘영국적’인 연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ASMF와 조슈아 벨의 신선하고 젊은 해석이 만나 최고의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 바이올리니스트로서 그는 열정적이면서도 감미로운 연주로 ASMF와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다. 뉴욕타임스가 “지휘와 협연을 겸하는 연주는 많았지만, 조슈아 벨과 같이 지휘자, 협연자, 악장으로서 3가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음악감독은 드물다”며 이들의 조합을 극찬한 바 있다. 이번 내한 프로그램 중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가 눈길을 끈다. 조슈아 벨과 ASMF는 대표적인 인기 레퍼토리인 비발디의 ‘사계’에 이어 2015년부터 피아졸라의 ‘사계’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조슈아 벨의 짜릿하고 격렬한 ‘사계’는 기돈 크레머 버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투명하고 깨끗한 연주 스타일과 날카로운 기교, 꼿꼿한 자세. 6월 8일에는 ‘얼음 여왕’ 빅토리아 뮬로바가 내한한다. 뮬로바는 1980년대 러시아 학파의 완전무결 테크닉과 우아한 사운드를 선보이며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없이 로맨틱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한국 관객을 찾는다. ‘무대에서 연주자가 행복해야 관객도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은 후부터 바로크, 고전, 현대음악, 재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레퍼토리에 도전하고 있는 그녀다. 물론 ‘표범이 무늬를 잃지 않듯, 뮬로바의 그 자연스러운 사운드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영국 텔레그래프의 표현대로 연주 스타일은 바뀌어도 그녀만의 우아한 사운드는 여전하다. 고도의 집중력과 빠른 속도에서 빛나는 정교한 컨트롤도 변치 않았다. 이번 투어에는 새로운 시도와 참신한 프로그램으로 클래식계의 떠오른 샛별 제네바 카메라타(GECA)가 함께해 기대를 모은다.

6월 16일에 미샤 마이스키가 비엔나체임버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한다. 마이스키에게 올해는 70세가 되는 특별한 해다. 이미 유럽에서는 연초부터 ‘미샤 마이스키 70(Mischa Maisky 70)’ 등 기념공연들이 진행 중이다.

마이스키의 연주는 열정적이다. 가끔 그 열정이 지나쳐서 과장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는 이 같은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이렇게 대꾸하고는 한다.

“물론 비브라토를 많이 줄이고 깔끔하게 연주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음악을 통해 표현하려고 하는 내 감정도 같이 줄어들어요. 사람의 심장에 가깝게 다가가는 연주,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음악입니다.”

이번 내한 무대에서 마이스키는 차이콥스키의 녹턴과 로코코 변주곡을 골랐다. 첼로 협주곡 레퍼토리 중에 가장 유명한 곡이지만 마이스키가 국내에서 연주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가 추구하는 ‘심장에 가깝게 다가가는 연주’를 확인할 좋은 기회다.

[김연주 매일경제 문화부 기자 bcd314@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58호 (2018.05.16~05.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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