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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유통업계 "바로 마시는 포장커피 잡아라"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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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배영민(35)씨는 회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액상커피 파우치를 골라 기호에 맞게 커피를 타는 일이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싶은 날엔 에스프레소에 물을 넣고, 카페라떼를 마시고 싶은 날엔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타 마신다. 배씨는 “매일 아침 커피 한 잔이 간절한데, 액상 커피를 대량 구매해 놓으면 아침에 커피 살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 “에스프레소 양을 조절하는 등 기호에 맞는 ‘나만의 커피’를 만들 수 있어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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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커피 등 개봉 후 바로 마실 수 있는 ‘RTD 커피’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헬리빈 더치커피 제공



1조 2800억원 규모의 RTD 커피(ready to drink coffee·바로 마실 수 있게 포장된 커피) 시장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자신의 취향대로 커피를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초에서 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를 겨냥해 포화상태인 커피전문점 틈새시장으로 각광받고 있어서다.

RTD 커피는 구입해 개봉만 하면 바로 마실 수 있는 커피를 말한다. 완제품 형태의 커피가 캔·컵·병·파우치에 담겨 판매된다. 휴대와 음용이 쉽고, 미리 구매해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골라 마실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에스프레소 원액을 별도로 구매할 수 있어 취향에 따라 커피 농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동서식품은 이달 초 스타벅스 RTD 커피 ‘에스프레소 270’을 출시했다. 2016년 출시한 스타벅스 RTD 커피 ‘카페라떼 270’ 판매가 늘자 추가로 신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동서식품은 스타벅스커피와 독점계약을 체결하고 2005년부터 스타벅스 RTD 컵∙캔∙병 커피를 생산하고 있다.

캔커피·컵커피 중심이던 RTD 커피시장은 액상 파우치 형태로 다변화되고 있다. 쟈뎅은 지난달 3일 프리미엄 파우치 커피 ‘쟈뎅 시그니처’를 출시했다. 쟈뎅 아메리카노 매출은 출시 이후 매년 연평균 15%씩 상승하고 있다. 쟈뎅은 이에 힘입어 RTD 커피의 프리미엄 제품군인 쟈뎅 시그니처를 선보였다. 파우치 형태의 커피를 ‘아메리카노 블랙’, ‘아메리카노 스위트’ 등 4종으로 출시했다.

한국야쿠르트는 2016년 페트병 형태로 선보인 콜드브루가 인기를 끌자 같은해 파우치 형태의 ‘콜드브루 by 바빈스키’를 출시했다. 콜드브루는 출시 3년만에 누적 2400만개가 판매됐다. 누적판매 금액은 약 560억원이다.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출도 주목된다. 현재 RTD 컵커피 시장은 매일유업(005990), 남양유업(003920)등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매일유업은 ‘바리스타’ ‘마이카페라떼’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45%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남양유업(프렌치 카페)이 25%, 동서식품(스타벅스 컵커피) 6.5%, 서울우유(스페셜티)가 4% 순이다.

RTD 캔커피 시장은 ‘레쓰비’, ‘칸타타’ 등을 판매 중인 롯데칠성음료가 1위, 이어 티오피와 맥스웰하우스, 스타벅스 캔커피를 만드는 동서식품이 2위, ‘조지아’를 판매 중인 코카콜라가 3위다.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한 동아오츠카는 처음으로 커피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1월 175㎖ 용량의 ‘디앤카페(:D&cafe)’ 캔커피를 출시한 것. 이준철 디앤카페 브랜드매니저는 “RTD 커피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 퀄리티와 가성비를 갖춘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디앤카페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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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서 판매중인 각종 RTD 커피.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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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분유 시장 1위인 일동후디스도 커피시장에 눈을 돌렸다. 저출산 탓에 분유 소비가 줄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일동후디스는 2015년 6월 RTD 커피 ‘앤업카페’를 첫 출시하고 매출이 늘자 지난해 말 새 브랜드 ‘노블’을 선보였다.

노블은 RTD 커피와 스틱형 인스턴트커피 두 가지 형태로 나왔다. 일반 커피보다 폴리페놀 함량을 약 2~3배 높여 차별화했다. 폴리페놀은 세포를 노화시키는 활성산소를 억제한다.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도 2016년 카페베네와 손잡고 250㎖짜리 컵커피 ‘리얼브루’ 3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1년 만인 지난해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자신의 취향을 중시하는 요즘 소비자 트렌드와 맞물려 RTD 커피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며 “치열한 커피전문점 시장보다 틈새시장인 RTD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백예리 기자(by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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