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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존 볼턴이 언급한 오크리지연구소는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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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핵무기 폐기와 처리 대상지로 언급한 테네시주 소재 오크리지 국립연구소는 핵·원자력 연구단지가 있는 지역이다.

볼턴 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비핵화와 오크리지 연구소의 연계 구상을 밝혔다. 그가 제시한 방안은 북한의 보유 핵은 물론 핵물질을 폐기해 오크리지 연구소로 옮겨 처리하는 것이다. 오크리지 연구소는 리비아와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이행과정에서도 등장했던 것이다. 볼턴 보좌관의 구상은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의 미래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원하는 보상 관련 적극적 지원을 하면서도 효율적으로 핵무기·핵물질을 제거하겠다는 방침으로 볼 수 있다. 북한에 ‘리비아식’ 혹은 ‘카자흐스탄식’ 비핵화 해법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오크리지 연구소는 1943년 설립됐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핵무기 제조를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설립됐다. 이후 미국이 주도한 여러 비핵화 사례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먼저 1994년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카자흐스탄의 고농축우라늄(HEU)을 반출하기 위해 미국이 벌인 ‘사파이어 프로젝트’가 이곳에서 이뤄졌다. 사파이어 프로젝트는 옛소련이 잠수함을 제조하다 남은 HEU 약 600kg을 오크리지 연구소로 안전하게 이송하는 극비 작업이었다. 오크리지 연구소는 리비아 비핵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주로 핵관련 장비와 문건을 제거하는 ‘1단계’ 과정을 맡았다. 이 단계에서 핵무기 설계도, 육불화우라늄(UF6), 원심분리기 등을 포함한 핵개발 장비와 물질 및 문건 등 모두 25t 분량이 연구소로 옮겨졌다.

북핵에 대한 미국의 접근법이 이전 방식과는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핵개발 능력은 초보 상태였던 리비아와 소련의 핵물질을 보관하던 카자흐스탄과에 비해 월등하다. 북한도 과거의 핵폐기 모델에 거부감을 지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리비아식 모델은 핵 포기 후 체제안전을 위협받은 사례로 보고 이같은 방식을 거부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 모두리비아식이나 카자흐스탄식을 그대로 반복하기는 힘든 처지이다. 그러기에 일부 모델만 적용하고, 비핵화 이행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보상 등 단계적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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