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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한국지엠 먹튀논란 下] 경영정상화 시작부터 삐걱…흑자달성보다 계획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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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한국지엠 비정규직지회가 부평 공장 입구 주변에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먹튀 논란'에 휩싸인 한국지엠(GM)이 시작부터 잡음을 내고 있다.

한국GM이 14일 부평공장에서 예정된 2019년 흑자 전환 달성을 골자로 한 경영 정상화 계획 발표를 비정규직 노조의 행사장 진입으로 전격 취소됐다. 베리 앵글 제너럴모터스(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안전상의 이유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근 한국GM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해명과 향후 경영 정상화 계획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시작부터 삐걱대는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

한국지엠이 경영정상화의 첫발을 떼자마자 삐걱대고 있다. 14일 예정된 '경영정상화 기자간담회'는 비정규직 노조의 기습 시위에 전격 취소됐다. 베리 앵글 제너럴모터스(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안전상의 이유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GM 비정규직지회는 이날 "한국GM은 지난 2월 13일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한 이후 비정규직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있다"며 "인천지방법원이 한국GM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한국GM의 정상화 방안에는 비정규직에 대한 내용이 없다"며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한다고 했지만, 한국GM 불법 비정규직 문제는 방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측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행사장 진입에 따른 '안전상의 이유'를 회견 취소 이유로 들었다. 이날 간담회는 사실상 '무기한' 연장됐다. 베리 앵글 사장 등이 국내 상주 임원이 아닌 만큼, 새로운 일정을 조율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경영정상화에 대한 한국GM 직원들의 기대와 업계 관심이 높았을텐데 안전을 이유로 행사를 취소한건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비정규직에 대한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GM의 무책임하고 돌발적인 행동을 보면 GM의 '먹튀 논란'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GM이 최근 호주 공장에 대한 모습으로 철수에 대한 우려는 확산되는 분위기다.

호주에서 2000년대 들어 15억 달러가 넘는 정부 보조금을 받아온 GM은 보조금이 끊기자 2013년 현지 공장 폐쇄를 발표하고 지난해 실제 폐쇄 작업을 완료했다. 그러나 GM은 호주에 디자인센터와 수입차 판매 법인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주에서 철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주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한 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고 자국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함이었지만 결국에는 수입차 판매망 유지에 그쳤다.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GM이 국내 생산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주장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또 산업은행이 비토권으로 공장폐쇄를 막기도 여의치 않다. 산업은행의 비토권은 '총 자산의 20% 넘는 자산'을 그것도 매각할 때에만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장을 폐쇄하는 등의 구조조정에 대한 행사는 할 수 없다.

메트로신문사

14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홍보관에서 열린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2019년 흑자 달성보다 계획이 중요

한국GM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9년 흑자 전환 목표 달성을 위한 경영 정상화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이해당사자 및 임직원, 한국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수립된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 계획에는 2종의 글로벌 신차 개발 생산을 뒷받침할 총 28억 달러의 신규 투자 확보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산업은행과 GM은 이날 한국GM의 사업 수익성과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위한 법적 구속력을 갖춘 재무 지원 협약을 마무리하고, 경영 정상화 계획에 대한 지원을 확정했다. 산은과 GM은 또한 한국GM이 보유한 약 28억 달러의 부채 해소를 실현할 재무 상태 개선 방안에 합의했다.

또 한국GM은 이달 중 경차 '스파크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시작으로 5년 간 15종의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는 내용을 담은 내수 판매 회복을 위한 고객 프로모션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GM의 흑자 달성은 당연한 수순이다. 가동율이 20% 이하로 떨어진 군상공장 폐쇄와 구조조정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군산공장은 희망퇴직을 통해 1000여명이 회사를 떠났으며 남은 600여명은 부평과 창원공장으로 전환배치될 전망이다.

이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사례를 보면 조선업이 대표적이다. 실적 악화에 시달리던 국내 조선업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흑자전환을 이끌어 냈다. 매출 증가보다는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한국GM의 2019년 흑자 달성은 구조조정을 통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가동율 낮은 군산공장, 인력 구조조정 등)필요없는 부분은 제거했기 때문에 흑자 전환에 대한 부담을 적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건 GM과 한국GM의 진정성 여부"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력 있는 차량이 없는 상황에서 신차를 2~3년 후에 출시할 전망이라 매출 증가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회생에 대한 뚜렷한 계획을 세우는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부평과 창원공장의 매출 상황을 공개해야 진정한 흑자 경영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추가 고용에 따른 부담은 발생하겠지만 정부 지원을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도 흑자 달성은 비교적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운 기자 ysw@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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