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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N칸중간결산②] 스티븐 연부터 8개국 선판매…칸 도착 전 달궈진 '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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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버닝' 해외 포스터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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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버닝'(이창동 감독)이 제71회 칸국제영화제(칸영화제)에서 공식 일정을 시작하기도 전에 국내외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 스티븐 연의 욱일기 논란이 다소 아쉬움을 주는 소식이라면, 칸영화제 현지에서 '버닝'에 대해 갖는 기대감과 관심은 고무적이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은 지난 13일 '욱일기 논란'에 휩싸였다. 자신이 주연한 영화 '메이햄'의 감독 조 린치가 SNS에 올린, 욱일기가 그려진 셔츠를 입은 소년의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팬을 비롯해 많은 아시아 팬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 때 사용된 군기로 제국주의 시절 일본의 식민 지배가 침략 전쟁 피해를 입은 국가에서는 금기시되는 상징물이다. 미국인인 스티븐 연은 욱일기에 대한 인식이 크지 않아 간과했지만, 국내에서는 매우 격렬한 반응이 쏟아졌다.

이후 스티븐 연은 13일 자신의 SNS에 영어와 한국어 사과문을 게재했다. 한국어 사과문을 통해 "최근 제 동료의 어린 시절 사진과 관련, 사진 속 상징적 이미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실수를 만들었습니다"며 "저의 부주의함으로 인해 상처 입으신 분들에게 사과 드립니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사그러들지 않았다. 스티븐 연이 영문 사과문에서 다소 다른 톤의 사과문이 게재했기 때문이다. 그는 영문 사과문에서 "이번 일은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에서) 넘기기 한 번, 실수로 '좋아요'를 누른 것, 생각 없이 스크롤을 움직인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인터넷 상의 세상은 굉장히 취약하다. 우리를 표출하는데 이런 플랫폼을 쓰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결국 스티븐 연은 사과문을 삭제하고 같은 날 2차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두 번쨰 사과문에서 "저의 무지함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의 실수, 특히 어떤 방식으로든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 되는 역사의 상징에 대한 부주의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깊게 영향을 미치는지 배우게 됐습니다"라고 적었다.

또 "많은 사람들과 팬들의 걱정스러운 메시지로 인해 이 문제에 대한 저의 무지함을 깨닫게 되었고 처음에 급하게 올린 사과문이 더 많은 아픔과 실망을 드렸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처입은 분들에게 사과드립니다"며 "이번 일이 제게는 중요한 배움의 과정이 되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며 1차 사과문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스티븐 연의 '욱일기 논란'에 대해서 여론은 대체적으로 두 가지로 갈린다. 한국 네티즌이 의도가 없는 단순한 실수에 크게 반응을 했다는 쪽과 스티븐 연이 일본 제국주의를 옹호한 행동에 대해 제대로 된 반성이 없었다는 족이다. 일단 당사자의 사과로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이제 곧 개봉을 앞둔 '버닝'에는 다소 불안한 징조가 될 수도 있는 사건이다.

국내에서 있었던 갑작스러운 논란과 달리 칸 현지에서 '버닝'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공식 프리미어 상영회를 열기도 전에 프랑스와 아시아 8개국에 선판매 되는가 하면, 영화제 특별판 데일리지에서 비중있게 다뤄지기도 했다.

칸영화제 공식 데일리지인 스크린 데일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3페이지에 걸쳐 제71회 칸국제영화제(칸영화제)에서 선보이는 한국 영화들을 집중 조명했다. '버닝'은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은 작품이었다. '버닝'에 대해서는 3페이지 중 1페이지가 할애됐고, 이창동 감독의 인터뷰가 실렸다.

21편의 장편 경쟁 부문 진출작 중 하나인 '버닝'의 수상 가능성에 은근한 기대를 실어볼 수 있는 이유는 이창동 감독의 전적 때문이다. 경력에 비해 작품수가 적은 그는 적은 작품수에도 불구, 새로운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해외 영화제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칸영화제는 이번이 네 번째 초청인데, 그 중 세 번이 모두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밀양'(2007)과 '시'(2010)가 이 감독의 경쟁 부문 진출작들이다. '밀양'은 여우주연상, '시'는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창동 감독의 작품에 늘 손을 들어줬던 칸영화제가 올해도 이 감독을 빈손으로 돌려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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