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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트럼프 최측근 폼페이오와 볼턴이 본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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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를 책임지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13일(현지 시각)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다른 평가를 내렸다.

두 차례 방북해 김정은을 만나고 돌아온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에 대해 “외부 세계가 자신에 대해 하는 말에 신경 쓰고, 메모를 참고하지 않고도 복잡한 대화를 능숙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취임 전 대북 군사 행동을 주장한 볼턴 보좌관은 김정은에 대한 개인적 평가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국 폭스뉴스의 ‘폭스 뉴스 선데이’와 CBS뉴스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3월과 5월 두 차례 평양에서 김정은을 만나고 돌아온 뒷이야기를 처음 공개했다. 그는 방송에서 김정은을 지칭할 때마다 ‘김 위원장(Chairman Kim)’이라 호칭하며 예우를 갖추는 모습을 보였다.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김정은이라 부를 때도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에선 4 차례, CBS뉴스에선 7차례 김 위원장이란 표현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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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018년 5월 13일 미국 폭스뉴스의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미·북 정상회담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폭스뉴스


이날 ‘폭스 뉴스 선데이’의 진행자 크리스 월러스는 ‘실제로 만나면 김정은이 어떤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데니스 로드맨(전 미국 농구 선수로, 김정은과 친밀한 사이로 알려짐)을 제외하고 서양인 중 김정은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그가 어떤지 개인적인 생각을 알려달라’고 물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데니스 로드맨보다 내가 리바운드는 훨씬 더 적게 받았지만, 김 위원장과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 대화는 능숙했다. 그는 자신의 업무를 알고 있고 그가 북한 주민을 위해 이뤄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 대화 중 복잡한 내용이 나와도 이에 잘 대처하는 사람이다”라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이 외부 세계의 평가에도 민감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은 서방 언론을 계속 보고 있다. 언젠가는 이 쇼(폭스 뉴스 선데이)도 볼 거다. 전 세계가 (그에 대해) 말하는 것에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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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018년 5월 9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했다. /조선중앙통신


진행자 월러스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두 사람이 서로 모욕을 주고 받은 것에 대한 언급이 있었나’라고 묻자, 폼페이오 장관은 “아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월러스는 “현명하다”고 했다.

몇 개월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리틀 로켓맨’ ‘미치광이’라 부르고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을 ‘노망난 늙은이’ ‘겁먹은 개’라 부르며 서로를 조롱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CBS뉴스의 ‘페이스 더 네이션’ 대담에선 김정은을 여러 사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으로 평가했다. 그는 진행자 마가렛 브레넌이 ‘김정은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어떤 인상을 받았나’라고 묻자, “그는 (여러 사안이 담긴) 파일들을 알고 있다는 의미에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라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은 복잡한 논의에도 능숙하게 참여할 수 있다. 내가 그에게 (주제에서) 약간 벗어난 것에 관해 질문해도 그는 답을 한다. 메모지가 없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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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2018년 5월 13일 미국 ABC뉴스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미·북 정상회담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다. /ABC뉴스


볼턴 보좌관은 말을 아끼면서도 김정은에 대한 평가가 NSC 보좌관 취임 전과 별로 바뀌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볼턴 보좌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으로 일하며 북핵 협상을 할 당시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독재자라 불렀다. 공직에서 물러나 폭스뉴스 등에서 논평가로 활동한 최근까지도 대북 군사 행동을 주장했다.

이날 ABC뉴스의 ‘디스 위크’ 진행자 마사 라다츠는 방송 중 볼턴 보좌관에게 ‘NSC 보좌관이 되기 전에는 김정은에 대해 부정적이었고 그를 신뢰하지 않았다. NSC 보좌관이 된 후 김정은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나’라고 물었다. 볼턴 보좌관은 “예전에는 아무 데도 매이지 않은 몸으로 자유롭게 말했다”며 “내가 오랜 기간에 걸쳐 말한 것을 지금 내가 하는 것과 비교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진행자가 ‘김정은이 취한 행동들을 지켜보면서 그가 당신이 생각한 그런 독재자가 아닐 수도 있다고 보나’라고 재차 묻자, 볼턴 보좌관은 “김정은을 두 번 만나는 즐거움을 누린 폼페이오에게 물어보라는 말로 이 질문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피해 갔다. 그는 “김정은에 대한 정신분석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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