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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원자재 가격 뛰었는데, LG전자 가전 이익률도 훨훨… 경쟁사 4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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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가격 급등 불구하고 경쟁사보다 이익률 4배
프리미엄 브랜드로 ‘레벨업’…올해는 AI 내세운다

가전 제품의 대표적인 원자재로 꼽히는 철강 가격 상승에도 LG전자가 올해 1분기에 글로벌 가전 업체들 사이에서 군계일학의 성적표를 거뒀다. 조성진 부회장이 수장에 오른 지난해 이후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영업이익률도 경쟁 업체들보다 4배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의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올 1분기에 영업이익률 11%를 기록해 약 2.7%~2.9% 안팎에 그친 기록한 미국의 월풀,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보다 약 4배 수준 높은 기록을 세웠다. 가전 사업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 삼성전자는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TV 사업을 포함한 영업이익률이 2.9%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같은 결과는 특히 가전 제품의 대표적 원자재에 해당하는 철강(열연, 냉연, 구리) 가격이 올 들어 지난해보다 각각 10%, 9%, 30% 급등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된 가운데에서 거둔 실적이라 더 값진 성적표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무관하게 LG전자가 고부가 제품 시장에서 꾸준히 높은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조성진 부회장이 H&A사업본부장(사장)에 오른 이후 H&A사업본부를 중심으로 꾸준히 영업이익률을 높여왔다. 조성진 부회장이 H&A사업본부를 맡은 지난 2014년 3.7%에 불과하던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이듬해 6%로 상승했고 2016년에는 7.7%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는 '냉세에(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기존 주력 제품뿐 아니라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 이익률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해 수익성을 한층 강화했다.

조 부회장이 LG전자 가전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한 배경에는 그의 경영 철학 중 하나인 '모듈러 디자인'도 적지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모듈러 디자인이란 제품에 필요한 여러 부품을 통합하고 표준화해 '레고'의 블록과 같이 독립된 패키지로 만든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모델에 같은 부품을 사용할 수 있게 돼 생산효율이 향상된다.

조 부회장 체제에서 LG전자는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새로운 혁신 기능을 통한 차별화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올 들어 가전업계 최초로 북미 지역에서 구글·아마존의 음성 비서 서비스와 동시 연동을 시작한 데 이어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인공지능 비서인 '클로바'와 손을 잡았다.

LG전자가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인 '딥씽큐'를 갖고 있으면서도 국내외 기업들과 적극적인 기술 제휴에 나서는 건 소프트웨어 기술력에 취약한 회사의 약점을 보완하는 한편 개방형 생태계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AI 상용화를 위해) 더 많은 파트너를 끌어들여야 하고 LG는 파트너십을 잘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로봇 분야에 대한 투자도 가속화하고 있다. 올초 CES 2018에서 '클로이'를 선보이며 가전 분야에 대한 로봇 기술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LG전자는 올초 국내 로봇 개발업체인 로보티즈의 지분 10.12%를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에스지로보틱스와도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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