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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트럼프의 ZTE 제재 철회에 '오락가락 정책' 비판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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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무역협상 카드로 활용 가능성 제기

"대통령의 개별적인 제재 개입은 매우 이례적"

"원칙없는 제재 철회로 상무부 권위 떨어질 것"

뉴시스

【 베이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자리에 나와 악수하고 있다. 2017.11.09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중싱통신)에 대한 제재 철회를 시사하자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원칙 없이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나는 거대한 중국 통신업체 ZTE가 조속히 다시 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너무나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졌다. 상무부에 일을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달 16일 미국의 대북·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ZTE가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못하도록 제재했다.

반도체 등 핵심 부품 조달에 어려움이 생긴 ZTE는 최근 주요 영업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이 때문에 중국은 지난 3~4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무역 관련 협상에서도 ZTE에 대한 제재 중단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달 만에 ZTE에 대한 제재 철회를 언급하고 나선 것은 이 문제를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위한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ZTE가 영업을 중단할 경우 인텔, 퀄컴 등 미국 제조업체들의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개별적으로 제재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한다. 법률에 근거해 부과한 제재를 원칙 없이 철회할 경우 미 행정부와 정책의 권위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상무부 차관보를 지낸 케빈 울프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할 말이 없다"며 "나는 미국 대통령이 전에는 이같은 법적 문제에 개입한 적이 없다는 것을 확신한다"

상무부 관리들은 ZTE에 대한 제재를 결정하면서 이 문제가 중국과의 무역 갈등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ZTE가 법원 판결 이후 약속했던 직원 징계 절차 등을 지키지 않아 규정에 근거해 제재를 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달만에 철회 신호가 떨어지면서 이 설명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그가 무역 거래를 성사시키려고 할 때 무엇이든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신호를 외국 지도자들에게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통신장비 수입을 중단하려고 하는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 국방부는 해킹 가능성 등을 이유로 미군기지에서 화웨이와 ZTE의 휴대전화 판매를 금지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산 휴대전화의 미국 내 판매를 원천 차단하는 행정 조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애덤 쉬프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 정보기관들은 중국 기술과 중국산 휴대전화가 사이버 보안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며 "트럼프는 중국보다 국가 안보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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