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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北 대외개방도 뚜렷한 증가세…무역으로 소득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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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보고서 “北 대외개방 확대되면 경제적 편익 클 것”

흔히 북한을 폐쇄적인 경제로 생각하지만 북한의 대외개방도는 2000년대 뚜렷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개방에 따라 북한의 소득이 늘어나는 등 경제적 후생도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대외를 향한 북한 경제의 문이 더 열릴 경우 경제적 편익이 클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북한은 전체 무역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특수성이 있다.

정혁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최창용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최지영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14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북한 경제의 대외개방에 따른 경제적 후생 변화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북한의 비핵화가 이행되고, 이에 따라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완화되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과 전략도 북한의 대외개방을 확대하는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6~2016년 동안 북한의 무역 규모는 약 3배로 확대돼 대외개방도가 증가세를 보였다. 연구자들은 북한 총수요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수입진입률’을 대외개방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봤는데, 이 지표는 1996년 13~18%에서 2016년 19~21%로 상승했다. 특히 2000년대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는데 2008년에는 19~30%로 상승하기도 했다. 이후 2010년 정체기를 거쳐 최근 2015~2016년에는 하락하는 모습이다.

대외개방에 따른 경제적 후생 변화를 의미하는 ‘무역의 이익’ 규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1996년 북한 경제의 평균 무역의 이익은 실질 국민소득의 2.7~3.8% 수준이었는데 2008년 전후로 4.0~6.8%까지 높아졌다. 2016년에는 4.1~4.5% 수준으로 소폭 하락했다. 조사 대상 기간인 1996~2016년 기간 중 평균 무역의 이익 규모는 실질소득의 3.6~4.5% 수준으로 추정됐다. 무역을 통해 북한의 실질 국민소득이 3.6~4.5% 정도 늘어났다는 의미다.

연구자들은 “북한을 다른 나라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북한의 수입진입률은 영국(21.5%), 프랑스(22.8%) 등 주요국보다 낮지 않고, 북한 경제 무역의 이익 역시 미국(실질 국민소득의 1.4% 수준)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북한이 비교우위를 고려해 무역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생각보다 폐쇄적인 경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또 “이번 연구 결과는 앞으로 북한이 대외개방형 경제체제로 전환될 경우 경제적 편익이 클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비핵화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완화되고 남북 경제협력이 재개되면서 대외개방이 확대되면 북한의 경제적 후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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