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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US REPORT] ‘미국판 다보스포럼’ 밀컨콘퍼런스 가보니 북핵·시장변동성·AI…경기 하강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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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미국 밀컨글로벌콘퍼런스에서 월가 빅샷들이 세계 자본시장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왼쪽부터 마이클 코뱃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 탕닝 크레디트이즈 창업자 겸 CEO, 제러드 베이커 월스트리트저널 편집국장(사회자), 조슈아 프리드먼 캐니언파트너스 공동회장, 메리 어도스 JP모건자산운용 CEO,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 <사진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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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밀컨글로벌콘퍼런스가 지난 5월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3박 4일간 진행됐다. 각계 인사 5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경제·금융·정치·문화 등 다양한 이슈가 논의됐는데 이 중 눈에 띄는 3대 화두는 ‘북한’ ‘시장 변동성’ ‘인공지능(AI)’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많은 연사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스콧 스펄링 THL파트너스 공동회장은 밀컨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중요한 것은 미북정상회담 이후의 이행 여부가 될 텐데 북한의 비핵화 실행을 어떻게 담보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가 잘 풀리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美北회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회

재정 확장·통화 긴축 충돌…불확실성↑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강력한 대북제재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냈다”고 자평한 뒤 “미국과 북한이 타협을 이루려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줄곧 주장하는 비핵화 방안이다. 이런 목표가 달성되기 전까지는 대북제재를 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행사에 참석한 월가 빅샷들은 초저금리·양적완화 기조가 밀어올린 자산시장 가격 급등세가 종료되고 급작스러운 하락세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금까지 시장은 평온해 보이지만 자산 가격 재산정(리프라이싱)이 갑작스럽게 일어나면서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솔로몬 사장은 “한껏 상승한 증시에 예기치 못한 조정이 닥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낙관에 젖어 있다가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리 어도스 JP모건자산운용 사장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조달러 이상을 쏟아부은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엄청난 유동성이 시장을 밀어올렸다”고 말했다. 어도스 사장은 “이런 유동성 국면이 시장에 어떤 충격을 줄지 가늠하기 힘들다. 앞으로 변동성이 커질 것이며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은 기본으로의 회귀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슈아 프리드먼 캐니언파트너스 창업자 겸 공동회장은 “지금은 유동성 파티의 펀치볼(칵테일 음료를 담은 큰 그릇)을 치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파티가 밤늦게까지 흥청망청 이어지면 고통스러운 숙취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다.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트럼프 행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연준의 통화 긴축 신호가 서로 충돌하면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밀컨콘퍼런스의 또 다른 단골 메뉴는 AI가 몰고 올 금융산업 변화였다. 기술 진보가 금융 투자·거래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AI를 맹신하다가 투자를 오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데이비드 헌트 PGI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급변하는 금융시장과 정치·사회·정책상의 돌발 변수 등 매우 복잡하게 얽힌 투자 환경을 AI가 모두 감내하기란 어렵다”며 “AI 기반 투자·매매로 인한 잘못된 의사결정 리스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노벨 굴라티 투시그마 CEO도 “AI는 의사결정에 한계가 있으며 인간의 업무를 보조해주는 선에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가에서는 향후 10~20년 내로 AI가 투자 종목 선별과 매매·관리 업무를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 황인혁 특파원 ihhwa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58호 (2018.05.16~05.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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