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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담배협회 "새 담뱃갑 경고그림, 받아들일 수 없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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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보건복지부가 14일 올해 12월 말부터 사용될 담뱃갑 경고그림과 문구를 확정·발표한 것과 관련, 한국담배협회는 "복지부가 발표한 담뱃갑 경고그림 시안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결정을 재고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담배협회는 "일반 궐련담배의 경고문구가 과학적 사실에 근거 없이 과장됐고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에도 과학적 근거와 상관없이 암 세포 사진이 포함됐다"며 "복지부의 결정과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복지부는 이날 현재 사용중인 11종의 담뱃갑 경고그림을 모두 교체하는 '담뱃갑 포장지 경고그림 등 표기 내용'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그동안 경고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어온 전자담배의 경고그림은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에는 모두 흑백 주사기 그림이 들어간다. 복지부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KT&G의 '릴'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배출물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다는 점을 감안, 암 유발을 상징하는 경고그림으로 바꾸기로 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 중독 유발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경고그림으로 제작했다.

협회는 "복지부의 결정은 행정절차법에서 보장된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이 생략됐고 업계 뿐만 아니라 담배 소매인, 흡연자와의 소통이 원천 봉쇄된 채 일방적으로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협약(WHO FCTC)의 제5조 제3항 권고사항에 따르면, 규제를 위해 담배업계와의 상호교류가 필요한 경우 상호교류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가능한 공청회, 공고, 기록 공개 등의 방법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는 것이다. 또 규제에 대한 공청회, 의견제출 등의 의견 청취를 보장하지 않았다고 했다.

협회는 "일반 궐련담배의 경고문구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일부 연구결과를 마치 과학적으로 입증된 연구결과인 것처럼 확대해 혐오도를 과장하는 데 사용했다"며 "이번에 교체된 '폐암 위험이 최대 26배', '후두암 위험, 최대 16배', '구강암 위험 최대 10대' 등 경고문구는 일부 연구결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처럼 확대해 혐오도를 과장했다"고 밝혔다.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의 경우 세계적으로 사례가 없으며 유해성 논란이 진행 중인 만큼 시기상조라고 반박했다. 협회는 "아직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측정방식에 국제표준이 없다"며 "전 세계적으로 유해성과 관련해 많은 논란이 있고 유해성분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과학적 근거와 상관없이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 시안을 암세포 사진으로 성급히 선정했다"고 지적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 제조사 중 한 곳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덜 위험한 담배'(modified risk tobacco)로 판매허가를 신청했으나, FDA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분 검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고그림 변경이 무산됐다.

협회는 새로운 경고그림 시안을 재고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일반 궐련담배의 경고문구는 혐오도가 과장된 만큼 바로 잡고,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은 FDA의 공식 입장 발표 및 식약처의 검사결과 발표 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추후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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