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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12월부터 아이코스에도 '발암 경고' 그림 부착…담뱃갑 경고그림 모두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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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23일부터 담배 경고그림·문구 전면 교체
-궐련형 전자담배도 '발암성' 상징하는 경고그림으로 대체
-경고그림 면적 확대, 플레인 패키징 도입도 검토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오는 12월23일부터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KT&G의 '릴'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주사기 그림 대신 '발암성'을 상징하는 경고그림이 삽입된다. 액상형 전자담배도 니코틴 중독 유발 가능성을 전달하는 경고그림으로 교체되는 등 전자담배에 대한 경고그림 수위가 강화된다.

보건복지부는 담뱃갑에 새로 부착할 경고그림과 문구 12개를 확정하고 '담뱃갑 포장지 경고그림 등 표기 내용'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14일 밝혔다.

담뱃갑 경고그림은 담뱃갑 앞면과 뒷면에 표기하는 사진 또는 그림으로 흡연에 따른 질병·신체 손상 등 흡연의 폐해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경고그림은 2001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105개국에서 도입하고 있다.

복지부는 현재 궐련류 10종·전자담배용 1종 등 총 11종의 경고그림을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 동일한 경고그림을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내성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복지부 관계자는 "경고그림 전면 교체를 통해 담배 폐해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불러 일으켜 경고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궐련류 담배의 경고그림 주제 10개 가운데 경고효과가 낮게 평가된 '피부 노화' 대신 '치아 변색'을 추가했다. 치아 변색의 경우 흡연의 직접적인 폐해 중 하나인 데다 연령대와 성별에 관계없이 발생 가능하고 일반인들이 그림만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어 경각심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복지부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궐련류 담배의 경고그림 주제는 폐암·후두암·구강암·심장질환·뇌졸중 등 질환 관련 5개와 간접 흡연·임산부 흡연·성기능 장애·조기 사망·치아 변색 등 비질환 관련 5개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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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경고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어온 전자담배의 경고그림은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전자담배의 경우 액상형 전자담배에 표기되는 그림과 동일한 흑백 주사기 그림을 넣고 있다. 일각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궐련)와 유사하다며 경고그림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배출물(에어로졸)에서 발암물질이 여전히 검출된다는 점을 감안해 암 유발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바꾸기로 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태워 타르와 니코틴이 포함된 연기를 내는 일반 담배와 달리 담뱃잎을 분쇄해 만든 시트를 쪄서 기체 형태로 니코틴을 흡입하는 형태의 제품이다. '덜 해롭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담배 반출량 기준 궐련형 전자담배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7월 3%에서 올 2월 8.6%로 뛰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10월 아이코스와 같은 가열식 담배(Heat-not-burn tobacco products)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거나 유해성분이 덜 배출된다는 근거가 없으며, 간접흡연 피해가 줄어든다는 주장 또한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액상형 전자담배(니코틴 용액 사용)의 경고그림은 니코틴 중독 유발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경고그림으로 제작했다.

경고문구 역시 질병 발생 또는 사망 위험 증가도를 수치로 제시해 일반 국민이 흡연의 폐해를 보다 실감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질환 관련 주제의 경우 흡연이 질병의 원인이라는 사실만 경고했지만, 교체안은 질병 발생 또는 사망위험이 어느 정도 증가하는 지 국내·외 과학적 연구결과를 근거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폐암을 예로 들면 현재의 경고문구는 '폐암의 원인 흡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였지만 오는 12월23일부터는 '폐암 위험, 최대 26배! 피우시겠습니까?'로 바뀐다.

비질환형 주제의 경우 흡연에 따른 손실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경고문구를 구성, 현재보다 간결하고 명료하게 흡연 폐해를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흡연으로 당신의 아이를 홀로 남겨두시겠습니끼?'가 '흡연하면 수명이 짧아집니다'로 바뀌는 식이다.

권준욱 건강정책국장은 "경고그림 전면 교체는 담배의 폐해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불러일으켜 금염 및 흡연 예방 효과를 극대화하고 특히 '덜 해로운 담배'로 오인돼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폐해를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경고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경고그림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표기 면적을 확대하는 방안, 플레인 패키징(Plain Packaging) 도입 등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다.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은 담뱃갑 앞면과 뒷면 면적의 평균 30% 이상 경고그림을 넣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경고그림을 도입한 105개국 중 43개국에서 65% 이상의 넓이를 의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담뱃갑의 경고그림 면적은 평균 50%다. 플레인 패키징은 모든 담배 포장을 올리브색 등 한 가지로 통일하고 담배 브랜드나 광고성 문구, 이미지를 넣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 광고 대신 경고문구와 질병 사진이 담뱃갑 겉면을 꽉 채워, 효과가 강력한 흡연규제 정책으로 꼽힌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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