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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제주에 부족했던 단 한 가지…있을 거 다 있는 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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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주&]제주신화월드 가보니

놀이공원, 면세점, 카페와 볼링장

외국인 카지노, 워터파크에 호텔

4D 체험영화관에 4계절 온수 풀

미 유명 영화사 무비월드 2020년 개장



한겨레

제주신화월드 신화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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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애니메이션 <라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테마파크에서는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바깥놀이에 지쳐갈 때쯤 면세점에서 여유롭게 쇼핑을 즐긴다. 한류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레곤(지디)이 운영하는 카페와 볼링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승리가 운영하는 라면집도 있다. ‘지디 볼링장’에서는 지디가 직접 그렸다는 스프레이 페인팅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외국인 전용이긴 하지만, 카지노도 있다.

미국의 유명 영화제작사가 참여해 만들고 있는 ‘라이언스 게이트 무비월드’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벤치마킹했다. 1천여 명 규모의 행사까지 유치할 수 있는 커다란 컨벤션센터도 갖췄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푸드코트에서는 제법 현지 맛에 가까운 타이의 얌꿍과 홍콩식 완탕면을 만날 수 있다. 조금 더 눈을 높여보면 5성 호텔급의 파인다이닝(고급 식당)과 뷔페식당도 있다. 커다란 거실과 주방까지 갖춘 방 3개짜리 콘도미니엄에 묵거나 작지만 깔끔한 비즈니스식 호텔 룸을 선택해도 된다. 4계절 운영하는 온수 풀에서 망중한을 즐기거나 기다란 워터 슬라이드를 즐기며 아이들과 역동적인 물놀이도 할 수 있다.

한마디로, 한곳에서, 모든 게 다 가능하다. 지난 2일 찾아가 본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제주신화월드’ 얘기다.

여의도 면적의 85%에 해당하는 250만㎡(약 75만8천 평) 터에 호텔과 콘도미니엄, 빌라 등의 숙박시설을 비롯해 테마파크와 워터파크, 쇼핑센터 등이 모여 있다. 총투자금액은 18억달러, 우리 돈으로 2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모든 것에 제주 최초, 최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2017년 4월부터 단계적으로 개장했고, 지난 3월 공식적으로 1단계 개장을 마무리했다. 워터파크는 올여름, 무비월드 등 나머지 시설들은 2020년까지 완전히 개장할 예정이다.

제주 아이들에게 단연 인기가 많은 곳은 테마파크다. 그동안 제주에서는 이런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명 애니메이션 <라바>와 <오스카 오아시스>의 캐릭터를 소재로 한 ‘신화 테마파크’에 들어서자 한 무리의 초등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재릉초등학교에 다니는 박세연(12)군은 “이곳에 오기 전에 오름에 다녀왔는데, 오름보다 테마파크에 오는 게 훨씬 좋다”며 활짝 웃었다. 롤러코스터와 플라잉 월 등 10여 종의 놀이기구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제주도민과 여행자들에겐 새로운 선택지가 되는 것처럼 보였다. 광주광역시에서 여행을 와서 딸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김명자(43)씨는 “다 좋은데, 놀이기구 타는 시간이 좀 짧아서 아쉬웠다”고 했다.

애니메이션 <로터리 파크>의 캐릭터들을 활용한 ‘4D 체험영화관’도 빼놓을 수 없는 체험 코스다. 국내 최초로 도입됐다는 돔 형태의 스크린을 마주하고 좌석에 앉아 입체안경을 착용하자 영상 속 등장인물의 움직임과 함께 의자가 흔들리고 얼굴에는 물방울이 튀었다. 만화 캐릭터들이 불기둥 속을 아슬아슬하게 피해가자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다. 적어도 제주에서는 그동안 찾아볼 수 없었던 역동적인 경험이 분명해 보였다. 테마파크 관계자는 “주 이용 고객은 5살 이상부터 10대 초반의 어린이들로, 성수기에는 하루 이용객이 1천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워낙 대규모 개발 사업이다 보니 막개발 우려 등 논란이 적지 않았고, 지역주민과 갈등도 상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신화월드 쪽은 해마다 141억원의 운영 비용을 들여 ‘도민 일자리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지역주민들을 우선 채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00여 명에 이르는 전체 직원 중 약 80%가 제주도민 출신이라고 한다.

사업의 애초 취지인 제주의 ‘신화’와 ‘역사’ 등 문화유산을 전면에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신화월드 쪽은 “향후 개장할 공간에서 제주만의 특색과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다와 곶자왈, 가슴이 탁 트이는 오름의 풍광 같은 제주의 자연을 충분히 즐겼다면 제주신화월드의 백화점식 엔터테인먼트에도 한번쯤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이 또한 제주가 가진 ‘다양한 재미’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송호균 제주도민이 된 육아 아빠·자유기고가, 사진 제주신화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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