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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新인류-외식族③]'SNS가 바꾸는 食문화'…인스타에 입소문나면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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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음식 문화를 정립하는 시대…음식점도 소비자도 SNS로 정보 주고 받아
먹스타그램, 인스타그래머블, 얼리어먹터, 모디슈머 등 신조어 인기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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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개그우먼 이영자씨가 최근 재전성기를 맞았다. 한 공중파 방송에서 하는 먹방 프로그램 덕분. 시청자들 사이에선 그녀가 소개한 맛집을 '순례'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요즘 인스타에서 유행하는 해시태그 중 하나가 '영자로드'일 정도. 14일 기준 인스타에서 '영자로드'를 치면 검색되는 게시물은 260개에 달한다.

과거엔 TV맛집 프로그램이 외식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였지만 요즘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외식의 진화를 앞당기고 있다. '먹다'와 '인스타그램'의 합성어 '먹스타그램'. 특이한 음식이나 출시한 지 얼마 안된 제품에 도전하는 '얼리어먹터'라는 신조어가 해시태그를 달고 무한 검색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SNS가 음식 문화를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생겨난 현상 중 하나는 사람들이 먹는 김에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인증 사진을 찍으려고 먹는 다는 것. 요식업계 종사자 사이에서는 '인스타그래머블'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과 '할 수 있는' 이라는 뜻의 영어 'able'을 합친 말로,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메뉴가 없으면 식당도 망한다는 의미다.

맛집에 대한 욕구가 커지자 백화점과 편의점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백화점 바이어부터 인스타그램으로 해외 맛집을 찾는 것이 주요 업무의 하나일 정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지난달 문을 연 디저트 전문점 '라플' 앞에는 오전부터 긴 대기행렬이 이어진다. 이곳에서 파는 단일 메뉴는 애플파이로 우리가 늘 먹어왔던 애플파이처럼 달지 않고 맛있어 30,40대 여성들에겐 물론 남성들에게까지 인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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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디저트를 들여온 바이어가 아이템을 찾는 곳은 주로 SNS. 일본의 디저트계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들을 팔로워 해 매일매일 정보를 얻는다. 바이어는 "자다 가도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인스타그램이나 홈페이지에 들어가길 반복한다"며 "일본 교포 출신이라 지인들에게도 정보를 얻긴 하지만 핫한 디저트 소식은 아무래도 SNS가 가장 빠르다"고 전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애플 파이를 먹으러 오는 고객들도 SNS를 통해 알고 온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SNS가 식음료 문화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서는 지하 1층과 2층에 홍대개미, 스마스시, 폴바셋, 살바토레쿠오모, 카페마마스, 마이타이 등 50여개의 국내 및 세계 유명 맛집을 스트리트 형태로 조성한 '고메스트리트'를 선보였다. 이곳 역시 모두 SNS에서 유명한 음식점들로 구성됐다.

먹거리 신제품을 수시로 선보이는 편의점 역시 SNS를 통한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들은 보통 SNS를 통해 먹거리에 대한 정보 검색에 치중한다"며 "편의점 도시락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알리는 데 주력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덕분에 편의점 3사 도시락 1분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31.4% 성장세 이어지고 있다. 신세품을 개발하자마자 SNS로 검색하고 댓글로 제품을 '검증' 할 수 있는 것과 동시에 외식 물가가 치솟는 와중에도 가장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 할 수 있기 방법이기 때문이다.

외식을 부추기는 데 SNS에 인증사진과 후기를 올리며 활동하는 '얼리어먹터'들도 한몫 한다. 남들보다 '먼저' 도전해야 하기 특성상 이들은 먹기 전 먹을 음식이나 음료 선정을 중시한다. 이들의 평가에 다라 다수의 팔로워가 움직여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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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개장죽


'크리스피 크림'이 내놓았던 매운맛 도넛인 '매운 오리지널'이나, 투썸 플레이스의 '리얼 토마토 빙수, 본죽의 '육개장죽', 프링글스가 출시한 태국 전통요리 '똠양꿍'맛 과자 등은 얼리어먹터들의 대표적인 표적들이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 제품 출시 초기, 트렌드에 민감한 얼리어먹터 소비층을 사로잡아 입소문 효과를 거두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내는 '모디슈머' 역시 외식업계를 휘젓는 한 축이 됐다 자신만의 차별화된 조리법으로 즐기는 소비자를 의미하는 모디슈머는 영어 'Modify(수정하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다. 기존 음식을 재창조해서 소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모디슈머로 화제가 된 사례로는 인스턴트 짜장 라면과 라면을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있다. 짜파구리 조리법은 SNS상에서 다양하게 만들어졌다. 아이스크림 위에 진한 에스프레소를 얹어 내는 디저트 '아포가토'처럼 맥주에 아스크림을 넣어 만드는 '맥포가토'도 마찬가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반응에 민감한 식품업계에서 얼리어먹터와 모디슈머가 SNS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식품, 외식 업계에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요즘 시대엔 SNS를 해야 먹을 것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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