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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미분양 무덤'서도 오르는 단지는 오르네… “키워드는 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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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입주물량이 집중된 탓에 ‘미분양 무덤’이라 불렸던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 시장에서 특정 단지는 계속 오르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교통망이 확충되고 있는 동탄2신도시와 용인에서 특히 이런 현상이 보인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입주한 동탄2신도시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 전용면적 84.3㎡는 이달 7억원에 거래됐다. 인근 ‘동탄역 시범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 전용 84.8㎡도 같은 달 6억9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분양가보다 최고 3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해도 불과 5개월 만에 1억원쯤 올랐다. 이들 단지는 수도권 고속철도(SRT) 동탄역 인근에 있는 북동탄에 속한다.

그렇다고 동탄2신도시의 아파트가 모두 잘나가는 건 아니다. 올해 7월 입주하는 남동탄 외곽 B단지 전용 84㎡ 분양권은 3억6170만~3억712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와 거의 차이가 없고, 일부 매물은 500만원 안팎의 마이너스 웃돈(마피)도 붙어 나오고 있다. 남동탄 지역의 아파트값은 북동탄보다 전용 84㎡ 기준 2~3억원 정도 저렴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가 있는 화성시 전체의 올해 1~4월 집값은 0.47% 하락했다.

양극화를 이끄는 것은 교통 여건이다. SRT 동탄역이 서울로 바로 이어지는 데다 지난달 이 지역을 지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돼 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섰다.

용인도 비슷하다. 이 지역은 지난달 기준 미분양이 833가구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이 357가구로 전체의 42%를 차지한다.

올해 4월까지 용인시 주택매매가격은 0.71% 올라, 전국 상승률(0.82%)을 밑돌았다. 그럼에도 신분당선 일대나 GTX-A노선 역 설치가 확정된 지역은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신분당선 성복역 바로 옆에 지어지는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2019년 6월 입주) 분양권 84.9㎡는 6억6003만원~7억8158만원 사이에 거래됐다. 분양가(4억8000만~5억3000만원)와 비교하면 2억원 이상 웃돈이 붙은 것이다.

기존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GTX-A노선 역이 들어설 분당선 구성역 인근 ‘삼거마을 삼성래미안’의 경우 지난달 전용 84.9㎡가 5억3000만~5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 초(4억6000만원 안팎)와 비교하면 3개월 만에 1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17만3000여가구가 입주했고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21만6800여가구, 17만5000여가구의 집들이가 예정돼 있다. 입주물량이 많이 몰리는 상황이라 교통 여건이 단지별 집값 희비를 더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전국 입주물량(44만가구) 중 절반 가까이가 올해 수도권에 입주할 예정이라 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격 약세가 예상되지만, 교통망을 갖추고 있어 서울 접근성이 좋은 단지들은 여파를 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salm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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