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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윤식당 보며 호떡접시 산다"… CJ E&M, '미디어 커머스'로 새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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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편집자주]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종목대해부]CJ E&M, CJ오쇼핑과 오는 7월1일 합병… 글로벌 융복합 콘텐츠 커머스 기업 발돋움

지난 3월 종영한 tvN '윤식당2'의 인기 디저트 메뉴는 호떡 아이스크림이었다. 프로그램 인기에 힘입어 배우 정유미가 호떡 아이스크림을 정갈하게 담아낸 이른바 '육각 호떡 접시'도 불티나게 팔렸다. CJ오쇼핑 PB 브랜드인 오덴세의 '얀테 육각 접시'는 방송 전보다 판매량이 약 70%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콘텐츠와 커머스가 성공적으로 결합된 사례다.

콘텐츠 강자CJ E&M이 미디어 커머스(콘텐츠와 전자상거래가 결합된 형태) 기업으로 새출발을 앞뒀다. 그동안 국내에선 콘텐츠 강자로 군림해왔지만 글로벌 미디어 업종의 산업 간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와 커머스가 융복합되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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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CJ E&M과 CJ오쇼핑은 합병법인 사업전략 설명회에서 오는 7월 출범하는 합병법인 사명을 'CJ ENM'으로 발표했다.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와 상품기획사업(Merchandising)의 약자를 결합해 국내 최초의 글로벌 융복합 콘텐츠 커머스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3년 내 연 매출 11조4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월트디즈니, 타임워너 등 글로벌 유수 업체와 경쟁하겠다는 포부다.

◇국내 최대 미디어 커머스 업체 탄생=합병이 완료되면 CJ ENM은 국내 최대 미디어 커머스 업체가 된다. 합병 법인의 시가총액은 지난 11일 종가 기준 4조8500억원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에 이어 코스닥 시총 3위에 올라선다.

미디어와 커머스 기업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해외와 달리 국내 미디어 환경은 통합 플랫폼이 부재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의 올해 콘텐츠 분야에 대한 예상 투자 금액은 50억달러(약 5조3400억원)로 이미 커머스 사업자에게 콘텐츠는 핵심 자산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CJ E&M는 커머스 기반이 약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는데 제한이 있었고, CJ오쇼핑은 미디어를 활용한 적극적 전략을 펼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합병 법인은 CJ E&M의 콘텐츠와 CJ오쇼핑의 플랫폼 역량을 결합해 기존 사업 시너지와 더불어 융복합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3월 tvN의 예능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와 홈쇼핑 방송을 결합한 '코빅마켓'은 2시간 가량 방송하는 동안 총 주문금액 1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미디어 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합병 법인은 2021년에 11조4000억원(CJ오쇼핑 취급고·CJ E&M 매출 합산 기준)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합병 직후 통합 예상 매출액이 6조5000억원 점을 감안하면 3년간 약 75%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융복합 신사업 매출은 1조4000억원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CJ오쇼핑 현금으로 CJ E&M 키운다?=이번 합병은 그룹 차원에서 CJ오쇼핑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CJ E&M의 성장을 가속하기 위한 조치다. 3월 말 기준 CJ오쇼핑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60억원이고,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0.5%) 가치가 1160억원에 달한다. 회사 측은 합병 설명회에서 "대규모 M&A와 투자 확대를 위해 자산 매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CJ오쇼핑이 번 돈으로 CJ E&M 사업을 지원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합병 발표 당시 CJ E&M 시총이 CJ오쇼핑의 2.5배 수준이지만, CJ오쇼핑 투자자들이 1: 0.41 의 합병비율에 불만을 내비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 같은 실망감에 CJ오쇼핑 주가는 합병 발표 다음날 장중 한때 10%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번 합병이 성장성 낮은 TV홈쇼핑 업체인 CJ오쇼핑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불어넣고 CJ E&M의 투자를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윈윈' 전략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합병법인은 CJ오쇼핑의 삼성생명 지분, CJ오쇼핑 본사의 미래현금흐름(FCF) 창출능력을 활용해 글로벌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 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대규모 M&A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분할에 따른 자산 규모 확대가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미디어 커머스… 국내선 시기상조?=합병 법인은 △프리미엄 IP(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원천콘텐츠) 경쟁력 강화 △디지털 콘텐츠 스튜디오 사업 확대 △콘텐츠 기반 글로벌 버티컬(수직) 유통 플랫폼 구축 등 3가지 전략을 펼칠 방침이라고 합병 설명회에서 밝혔다.

CJ E&M의 기존 광고, 수신료, 콘텐츠 판매 사업모델이 CJ오쇼핑의 커머스 역량과 결합되면 방송과 디지털, 오프라인을 망라하는 멀티IP 기반의 미디어 커머스 사업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즉 하나의 콘텐츠로 영화, 게임, 음반,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출판 등 다양한 장르로 변용되는 OSMU(One Source Multi Use)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미디어와 커머스라는 결합이 소비자들에게 생소하고, 시너지를 보여주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커머스 산업으로 시작한 아마존이 콘텐츠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상황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을 완성한 아마존 입장에서 다양한 채널로 확장해 나가는 전략과 달리 CJ의 경우 아직 플랫폼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디어와 커머스의 융합 시너지가 어떻게 전개될지,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세린 기자 iwrit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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