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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청개구리·추한 입·왕파리… 막가는 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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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출마 의원 오늘이 사퇴 시한인데 드루킹 특검 놓고 막말

與 "국회 열어 사직서 처리"… 한국당 "본회의장 입구부터 막겠다"

여야 지도부는 13일 '드루킹 사건' 특검을 놓고 막말에 가까운 설전을 벌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유한국당을 '청개구리'라고 비판했고,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왕파리'에 비유했다. 여야는 이날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역 의원의 사직서 수리를 위한 14일 본회의 개최 문제를 놓고도 대치했다.

추 대표는 이날 민주당 부산시당 6·13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야당 지도자가 이게(남북 평화 분위기를) 배알이 꼴려서 못 보겠다고 하니 청개구리도 이런 청개구리가 없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전날에도 "깜(감)도 안 되는 특검을 들어줬더니 텐트 치고 도로 드러누웠다"고 했다. 조건 없는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한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홍 대표는 같은 날 한국당 서울시당 필승결의대회에서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드루킹을 파리에 비유했다"며 "그럼 드루킹 도움을 받아서 대통령이 된 사람은 왕파리냐"고 했다. 문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그러면서 "(추 대표가) 김성태 원내대표 욕하는 거 보고 여당 대표가 저런 말을 하나 (해서 나도 말하게 됐다)"고 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추 대표는 '추한 입' 닫고 자중하라"고 했다.

14일 국회 본회의 개최를 놓고도 설전이 오갔다. 민주당은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역 의원 4명의 사직 안건을 이날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이날까지 이를 처리하지 않으면 해당 지역 보궐선거는 내년 4월로 미뤄진다. 민주당은 남북, 미·북 정상회담의 잇따른 개최로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상한가를 달리는 올해에 더 많은 보궐선거를 치르길 바라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13일 기자 간담회에서 "내일 (사직서를) 처리하지 못하면 4개 지역구민들의 참정권이 1년간 사실상 박탈된다"며 "이런 사태만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이 반발하더라도 본회의를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홍 원내대표는 "이런 사안(드루킹 사건)을 갖고 특검을 가야 하는가"라고도 했다.

그러나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추경, 특검법, 국회의원 사퇴 처리를 한 묶음으로 타결해 국회를 정상화하자"고 했다. 한국당은 이날 심야 의총을 열고 1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여당이 드루킹 특검법안을 뺀 채 의원 사직 안건만 처리하려 할 경우 의원들의 출입을 막아 본회의 개최를 물리적으로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당의 이 같은 시도가 실패할 경우 4개 교섭단체 시대가 열린 후 처음으로 표(票) 대결이 벌어질 수 있다. 국회가 의원 사직서를 처리하려면 재적 의원(292명) 최소 과반인 147명 이상이 본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민주당은 현직 장관 등 소속 의원 전원 참석을 전제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교섭단체(20석), 바른미래당 내 친평화당파 비례대표(3석), 민중당(1석), 무소속 정세균 의장과 국민의당 출신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까지 합하면 안건 처리에 필요한 148석을 확보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평화당은 회의 참석을 당론으로 강제하지는 않을 방침이라 일부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 바른미래당은 본회의 개최에 비판적이지만 '보이콧'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여야가 이처럼 강 대 강으로 맞서면서 특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14일 이후 정국이 더 꼬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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