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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집을 ‘나만의 영화관’으로… 빔프로젝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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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싸고 크기 작아진 제품 봇물

세계일보

직장인 정모(35)씨는 친구들과 야외 바비큐 파티를 위해 소형 빔프로젝터를 준비했다. 모두 한화이글스 팬인 이들은 그 전 모임에서는 각자 스마트폰을 통해 야구 중계를 봤다. 하지만 이번 모임에서는 빔프로젝터를 통해 큰 화면으로 함께 야구를 보며 파티를 할 계획이다.

직장인 곽모씨는 퇴근 후 침대에 누워 미국 드라마인 워킹데드를 감상한다. 태블릿 PC를 빔프로젝터에 연결하면 기본 준비는 끝난다. 곽씨는 암막커튼을 치고 넷플릭스 앱을 통해 드라마를 선택한다. 이후 빔프로젝터를 하늘을 향해 쏴 누워서 드라마를 편하게 감상한다. 곽씨(32)는 “빔프로젝터가 표현하는 영상의 느낌은 영화관과 비슷하다”며 “화면도 크고 명암비도 뛰어나 TV보다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회의할 때 사용하는 고가의 제품이란 인식이 강했던 빔프로젝터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국어사전처럼 크고 무거웠던 빔프로젝터는 주머니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아졌고, 무선으로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연결되는 기술이 적용되면서 사용도 편리해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1000안시 이하 휴대용 빔프로젝터 시장 규모는 2016년 22만대에서 올해 26만대(금액기준 580억원)로 2년 새 17% 성장할 전망이다. 눈에 띌 정도의 성장세는 아니지만 이제 시장이 태동한 점을 고려하면 시장성이 높다.

세계일보

소형 빔프로젝터와 더불어 최근에는 TV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등장했고 화질 역시 초고화질(UHD)을 지원할 정도로 또렷해졌다.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에서는 ‘레이저 TV’등의 브랜드로 가정용 빔프로젝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전자가 최근 빔프로젝터의 라인업을 ‘LG 시네빔’으로 결정하고 UHD를 지원하는 신제품 ‘시네빔 레이저’를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빔프로젝터는 TV보다 저렴한 가격에 100인치 이상의 큰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20인치 크기를 제공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등의 소형 빔프로젝터는 40만원에서 6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반면 70인치 TV는 최소 2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으며 100인치 이상의 제품은 1억원이 넘는다. 빔프로젝터는 또 TV보다 명암비가 앞선다는 평가다. 또 화면 크기 대비 화질도 뛰어나다. 시장조사기관인 PMA에 따르면 지난해 8만9977대 소비됐던 4K 초고화질 빔프로젝터는 매년 2배씩 성장해 2019년 44만대 시장을 형성한 뒤 2022년 183만대 이상 팔려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1000안시 이하, 소형 크기의 빔프로젝트에 미니빔, 혹은 시네빔 등의 이름을 붙여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안시란 프로젝터의 투사 밝기다. 미국표준협회(ANSI)가 정한 휘도 기준에 따라 측정되며 1안시는 보통 촛불 1개의 밝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공간의 크기나 밝기에 맞지 않게 안시값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면 화면이 필요 이상으로 밝아 영상의 선명도와 명암비가 떨어진다. 또 눈에 피로감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빛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장소에서 빔프로젝터를 사용할 경우 높은 안시가 필요 없다.

저렴한 가격에 큰 화면, 높은 명암비를 제공하는 빔프로젝터지만 어두운 환경에서만 볼 수 있는 점은 한계다. 가정에서 사용할 경우 안막커튼이 있어야 제 기능을 발휘하며 야외에서는 저녁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또 수명이 한정적이다.

소비자들이 큰 화면을 선호하는 트렌드와 캠핑 등 야외활동의 증가까지 이어지면서 소형 프로젝터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1000안시 이하 제품에 ‘미니빔’이라는 브랜드를 붙여 판매 중이다. 삼성전자의 미니빔은 고화질(HD)급의 영상을 지원한다. 삼성전자 미니빔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탑재돼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제어할 수 있다. 제품의 크기가 경쟁사 제품보다 큰 편이지만 다른 소형 빔프로젝터와 비교해 가장 밝은 화면을 제공한다.

LG전자의 시네빔(PH130)은 경쟁사 제품보다 수명이 길다. 한 번 충전하면 최대 2시간30분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렌즈의 수명도 3만시간으로 다른 제품보다 길게 쓸 수 있다. 짧은 거리에서도 큰 화면을 보여주는 기술이 적용된 제품 등 다양한 라인업도 선보이고 있다.

소니의 제품은 경쟁사 제품에 비해 가장 작은 크기를 자랑한다. 제품은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의 사이즈면서 해상도는 1920×720으로 경쟁사보다 높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빔프로젝터의 기술력이 높아져 적당한 시청환경이 조성되면 극장 못지않은 영상을 제공한다”며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연결해 사용하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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