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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北 노골적 ‘저팬 패싱’… 日만 쏙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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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비핵화 본격 협상]韓美中러英 5개국 취재진 초청

폐기참관, 6자 중 日 제외 英 포함… 北외무성 “핵실험장 협소해 제한”

日언론 “트럼프, 북미회담 직후 韓日 직접방문 결과 설명 가능성”

북한이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한국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등 5개국 취재진만 초청했다. 심지어 유럽 국가인 영국을 포함시키면서 한반도 주변 4강(미일중러) 중 하나인 일본만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을 놓고 ‘저팬 패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13일 ‘북한 핵실험장 23∼25일 폐기, 현장취재서 일본은 제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본만 제외됐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 등 다른 일본 언론들은 북한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5개국 취재진이 초청됐다는 사실만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여는 의도에 대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동결, 폐기의 자세를 어필하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외국 언론 수용 명목으로 외화를 획득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핵실험장은 갱도 입구가 막혀도 전체를 폭파하지 않는 한, 간단히 복원할 수 있다”며 “해외에 핵 포기를 보여주는 퍼포먼스의 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부정적으로 해석했다.

이에 앞서 북한 외무성은 12일 동북부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행사를 23∼25일 거행한다며 “기자단의 현지 취재 활동을 허용할 용의가 있다. 핵실험장이 협소한 점을 고려해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남조선에서 오는 기자들로 한정시킨다”고 발표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한 직후 일본과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통화 등을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북-미 회담 직후 방일 의향을 전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 직전에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6월 8, 9일 캐나다) 때 아베 총리를 만나 북핵 대책을 논의하고 북-미 회담이 끝난 뒤에 곧바로 일본을 찾아 회담 결과를 직접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한반도 대화 국면에서 자국이 배제되는 것을 우려하는 일본을 배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이 성사되면 미일 정상은 지난달 아베 총리의 방미, 6월 초 캐나다에서 개최되는 G7 정상회의에서의 양자회담에 이어 두 달 사이 세 번 만나는 게 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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