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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北, 마리나베이 예약 소문… 호텔은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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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비핵화 본격 협상]정동연 특파원 싱가포르 르포



동아일보

11일 주싱가포르 미국대사관 앞에서 보안요원이 주변을 살피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사진을 찍는 기자에게 “이 구역을 촬영하면 조사를 받을 수 있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싱가포르=정동연 특파원 ca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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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연 특파원


12, 13일 찾아간 주싱가포르 북한대사관은 시내 노스브리지로드 1번지의 하이스트리트센터 빌딩 15층에 위치해 있었다. 같은 층 10개 사무실 가운데 1개를 임차해 쓰고 있지만 건물 바깥과 엘리베이터, 15층 복도 어디에도 북한대사관이 입주해 있다는 표시가 없어 초라함이 느껴졌다.

유리로 된 출입문 왼쪽 벽에 걸린 동(銅)으로 된 대사관 현판만이 이곳이 북한대사관임을 알리고 있었다. 주말이기 때문인지 대사관 문을 여러 차례 두드렸으나 인기척이 없었다. 12일에는 오가는 사람도 없었다. 13일에는 일본 매체들이 찾았으나 대사관 내부는 여전히 조용했다. 11일 취재진이 북적이던 분위기와 상반됐다. 현재 북한대사관에는 김철남 대사 등 직원 3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대사관은 시내 중심가인 네이피어로드 한가운데 있는 웅장한 건물이었다. 이곳은 중국 영국 호주 등 대사관이 밀집한 외교가다. 대사관은 조용했지만 다가가자 관계자가 촬영을 제지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이 관계자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되는 후보지 중 하나인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북한 측이 예약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호텔 측은 북한의 예약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한 싱가포르 매체 기자는 “마리나베이샌즈에서는 민감한 정치 회의 등이 거의 열리지 않았다”며 “정상회담은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릴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샹그릴라 호텔에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례안보회의인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해마다 열린다. 샹그릴라 호텔 관계자는 “관련 문의가 많지만 아직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비밀경호국이 샹그릴라 호텔에 익숙해지기 위해 다음 달 1∼3일 아시아 안보회의 때 이 호텔을 이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 호텔 이외에 싱가포르 대통령궁인 이스타나궁도 회담장 후보로 거론된다. 과거 영국 동인도회사 식민지배 시절 총독 관저였던 이곳은 대통령과 총리가 외국 지도자들을 맞이하는 장소다. 정부 시설이라 경호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현지 언론은 전용기를 타고 오는 북-미 정상이 붐비는 창이 국제공항보다는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정동연 특파원 ca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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