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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북중 회담으로 협상력 높인 김정은, 폼페이오와 비핵화 해법 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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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커진 中, 한반도 비핵화 문제 역할론 높아져

김정은-폼페이오 만남..北, 억류자 송환으로 화해 손짓할까

북·미 정상회담 새 변수..이란 핵협상 탈퇴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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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다시 만났다. 40여일만에 중국을 재방문한 이후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40여일만에 다시 북한을 찾았다. 중국 카드를 잡은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북·미 정상회담 최종 조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석방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 폼페이오 장관이 일정 수준의 합의를 이뤘다면 억류자들의 미국 귀환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 등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中, 한반도 정세 속으로

김 위원장이 40여일만에 중국을 재방문한 것은 북중 역사에 없었던 일로, 그만큼 파격적인 외교적 이벤트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면서 미국과 중국사이 줄타기 외교전의 서막을 알렸다.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두번째 정상회담을 대서 특필했다.

그간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한 발 물러서 있던 중국이 입김을 발휘하게 되면서 중국 역할론이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남북 정상이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을 통해 종전에 이어 정전협정에서 평화협정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남북한과 미국 3자 또는 중국이 포함되는 4자 회담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는데 북한이 중국을 포함시키려는 확실한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북한은 셔틀 외교 복원으로 북중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중국의 한반도 영향력을 재확인시키고 그 반대 급부로 미국을 압박하는 두 가지 이득을 취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에 중국의 입장을 주목해야 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폼페이오 두번째 방북..비핵화 수준-억류자 석방 협의

폼페이오 장관의 앞선 방북이 북한 비핵화 의지 확인과 북·미 정상회담의 조율이었다면 이번 방북은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오갔을 공산이 크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와 함께 비핵화 관련된 구체적 방법론도 오갔을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으로 떠나기 전 “북한 고위 지도자들과 만나 억류된 미국인 3명 문제를 꺼낼 것”이라며 “정부 출범 17개월 동안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의 석방을 요구해왔다. 다시 이에 대해 말할 것이다. 이들이 석방된다면 위대한 제스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미국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날리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협상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이 비핵화 수준을 높이면서 북한이 반발하는 것이란 추측이다. 이런 상황에서 억류자 석방 논의는 미국으로서도 대내외적 협상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카드가 된다.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억류자를 데리고 오려는 장면도 상상할 수 있다.

◇美, 이란 핵협정 탈퇴로 北 압박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란 핵협정(JCPOA)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경고장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완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며 “오늘의 행동은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더 이상 빈말로 협박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말했다.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결정은 비핵화 수준에 대해 북·미 간 온도차를 수용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로도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관철시키겠다는 강한 압박의 메시지로 보인다. 존 볼턴 NSC 안보보좌관도 “오늘 탈퇴의 또 다른 측면은 이란뿐 아니라 다가오는 북한 김정은과의 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북한을 정조준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번 결정이 외교적 신뢰도를 떨어뜨려 북한 핵협상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 협정을 3년만에 가볍게 파기하면서 북한이 미국에 대한 믿음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토니 블링켄 전 국무부 부장관은 “이란 핵협정을 휴지통에 버리면서 북한과의 협상에서 그보다 더 나은 협정을 이끌어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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