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조작 가능성' 언급 전해
"대통령실 입장으론 의문 해소 부족"
"음모론으로 유족 2차, 3차 가해"
이태원 참사 유족(왼쪽 사진)이 지난해 10월 1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통과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장에 서 있다. 이날 유족들은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 추모대회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해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했지만 대통령실은 정치적 논란을 이유로 끝내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은 서울의 한 교회에서 정부 여당 인사들만 참석한 가운데 추도 예배를 드렸다. 최주연 기자,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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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과 관련해 "발언이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은 159명의 희생자들과 유가족, 지금까지도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을 생존 피해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8일 논평을 내고 "한 국가의 대통령이 유튜브 등에서 제기된 음모론 수준의 발언을 했다는 것을 믿기 힘들다"며 이렇게 요구했다.
이들은 "해당 회고록 내용이 알려진 직후 대통령 대변인실에서 입장을 밝혔으나 의문이 해소되기에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참사 관련해 대통령이 '지시'했다거나 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는 것만으로는 대통령의 '조작' 발언의 진실 여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27일 대변인실 명의로 낸 입장에서 "이야기가 멋대로 왜곡됐다"며 "윤 대통령은 참사 수습 및 예방을 위한 관계기관 회의가 열릴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이태원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사실무근 음모론, 2·3차 가해 원인 돼"
유족들은 "참사 수습 과정에서 정부가 유류품 마약검사부터 실시하고 부검을 권유한 것이나 유가족 간의 만남 요구를 외면한 이유가 혹시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키울 뿐"이라고 했다.
이어 "참사 직후 유튜브 등의 채널을 통해 무분별한 음모론들이 제기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모두 근거 없는 이야기로 정리가 되었지만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수많은 상처를 주고 2차, 3차 가해의 원인이 됐던 것도 부정할 수 없다"며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억울함을 푸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또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공포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특조위 구성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부와 국회는 진실 규명을 바라는 간절한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특조위의 제대로 된 구성과 운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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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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