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난민지원 위한 인도적 접근도 막아
1일 유엔안보리 대표단이 방글라데시-미얀마 국경지대 방문을 위해 군용헬기로 미얀마 라카인주 시트웨공항에 들어서고 있다. 시트웨(미얀마)=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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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희 유엔 미얀마특별보고관이 성명을 내고 미얀마 정부군과 북부 카친족 반군 간 전투로 민간인 수 천 명이 피난한 사태와 관련, 즉각적인 폭력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이 보고관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카친주 사태로) 무고한 시민들이 살해당하거나 다쳤다. 수많은 주민이 삶의 터전에서 벗어났다”며 “폭력사태 중단과 함께 분쟁지역에 갇혀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접근 허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얀마 북부 중국과의 접경지역인 카친주에서는 미얀마 정부군과 기독교 소수민족 반군인 카친독립군(KIA) 사이 전투가 벌어져 약 3주간 5,000여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또 이 사건으로 수백명의 주민들이 숲 속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여명 주민이 3주 넘게 고립된 것 맨웨이 마을에서는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하려던 국제 구호단체의 차량 진입이 제지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카친주 난민촌 방문을 시도했다가 미얀마 정부 반대로 발길을 돌렸던 이 보고관은 ”구호물품 전달을 막는 일은 국제법에 따라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카친주 주도 미치나에서 거리시위에 나선 소수민족 대표들도 “굶주리고 아프다. 어떤 여성들은 그곳에서 출산하고 있다”며 인도주의적 접근 허용을 요구했다.
미얀마에서는 수십 개의 소수민족이 차별 정책에 반발하며 주류인 불교도 버마족과 수십 년간 내전을 치러왔다. 최근 정부군은 카친족 반군 토벌을 목적으로 전투기를 이용한 공습과 야간 공격까지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다수 주민이 집터를 잃고 피난민으로 전락했다.
미얀마는 지난해 8월 라카인주의 로힝야족 반군 토벌로 불거진 대규모 난민 사태로 국제적인 반발을 샀지만, 정부군은 계속해서 소수민족 반군 토벌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민족간 영토 분쟁으로 보이지만 치열한 내전의 이면에는 루비, 옥 등 풍부한 보석 자원을 둘러싼 이권 다툼이라는 분석도 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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