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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TF확대경] "핵 쏠 사람 아냐" 김정은 '핵실험장 폐쇄-표준시 통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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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에서 핵실험장을 5월 중 폐쇄 실행하고 이를 대외에 공개하기로 했으며 표준시를 통일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29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7일 오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대화를 나누고 모습./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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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청와대=오경희 기자] "미국이 북에 대해 체질적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와 대화를 해 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 상으로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서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11년 만의 정상회담에서 이 같이 말했다. 29일 청와대는 지난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정상 간 회담에서 논의됐던 중대 사안을 추가로 공개했다. 핵심은 두 가지다. 김 위원장은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 실행하고 이를 국제사회에게 공개하기로 했으며, 30분 늦췄던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로 통일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국제사회의 조화와 일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핵실험장 폐쇄 시 대외 공개와 관련해 "향후 논의될 북한 핵의 검증 과정에서 선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으며, 표준시 통일은 "향후 예상되는 남북, 북미 간 교류 협력의 장애물들을 제거하겠다는 결단"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의 핵실험장 폐쇄 시 대외 공개 결정은 주목할 대목이다. 그는 "일부에서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했다.

이는 핵실험장 폐쇄(지난 20일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시 결정)와 비핵화 의지 실현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일축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핵실험장 폐쇄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와 언론인들을 조만간 북한으로 초청하겠다고도 했다. 회담 직후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 '비핵화 의지'를 명시했다.

비핵화의 조건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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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표준시와 평양 표준시로 맞춰진 남북정상회담장 내 벽에 걸린 시계./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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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에서 문 대통령과 '올해 종전선언'을 합의한 김 위원장은 "조선 전쟁의 아픈 역사는 되풀이하지 않겠다. 한 민족이 한 강토에서 다시는 피 흘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결코 무력 사용은 없을 것임을 확언한다"면서 "우발적 군사충돌과 확전 위험이 문제인데, 이를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방지하는 실효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표준시'를 통일키로 한 점은 의미가 깊다는 게 청와대의 해석이다. 김 위원장은 회담장 내 하나는 서울시간, 하나는 평양시간을 가리키고 있는 두 시계를 보며 "매우 가슴이 아팠다"고 말한 뒤 "북남의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고 문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그는 "같은 표준시를 쓰던 우리 측이 바꾼 것이니 우리가 원래대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며 남측이 대외적으로 발표해도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북한은 3년여 전, 표준시를 평양을 기준으로 '30분' 늦췄다. 남북한은 기존에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한 일본의 표준시인 '동경시'를 썼다. 하지만 북한이 광복 70주년인 2015년 8월 15일부터 일제 잔재 청산을 내세워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평양시'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서울과 평양 사이엔 30분의 시차가 존재한다. 실제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과정에서 남북 취재진 간 시간 문제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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