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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71세 트럼프·40세 마크롱 브로맨스, 이란 핵합의 위한 마크롱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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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기자진 앞에서 마크롱 대통령 어깨에 비듬이 있다며 자신의 손으로 털어내고 있다. 사진출처=미 CNBC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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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서윤 기자 = 6초 동안이나 서로 손을 놓지 않으며 ‘강렬한 악수’로 기싸움을 벌이던 미국·프랑스의 두 정상이 다시 만났다. 서로 볼에 뽀뽀를 하며 프랑스식 인사를 하고 윙크를 날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을 끌어당겨 포옹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보답으로 입술을 살포시 오므려 호감을 표시했다. 외신들은 이들의 신체적 언어가 고위급 회담을 위해 만난 세계 정상의 정중함을 넘어 연인보다 진한 남성 간 우정을 뜻하는 ‘브로맨스’를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취임 이후 첫 외국 정상의 국빈방문을 맞이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24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열고 미·프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인 이란 핵 합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문제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을 향해 “우리는 아주 특별한 관계다”라고 말하다 갑자기 “비듬이 좀 있는데 털어주고 싶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어깨를 손수 세 번 털었다. 뉴욕타임스(NYT)는 “71세의 트럼프가 40세의 마크롱의 옷매무새를 손질해주면서 ‘그를 완벽하게 만들어주고 싶다. 그는 완벽하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 역사에 남을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당신을 내 친구로 부를 수 있어 영광”이라고 덕담을 연발했다.

마크롱 대통령 또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윙크를 날리는 등의 몸짓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공감을 표시했다. 나란히 앉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릎에 손을 얹기도 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이란 핵 협상 문제를 두고 의견을 달리한 두 정상이 서로 상대방의 존재를 기뻐하는 듯이 보였다”면서 이는 이란 핵 합의 ‘수정안’, 미국의 EU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문제, 시리아 미군 주둔 유지 등의 제안 목록을 들고 온 마크롱 대통령의 외교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중동 문제에서 이전과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를 주장하는 이란 핵 협정 유지를 주장했다. 이란 핵 합의는 2015년 7월 이란과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 등 주요 6개국 간에 체결된 협정이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서방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체키로 한 합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2일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미국이 요구하는 핵심사항들이 반영된 재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더 포괄적인 내용으로 손질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상당히 좋은 구상을 하고 있지만 내가 5월 12일에 무슨 결정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그렇지만 지켜보자. 일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을 내가 할지, 견고한 기반에서 새로운 합의를 만드는 게 가능할지 아닐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이란 핵 합의는) 기반이 썩은 나쁜 협정이다. 지금 무너지고 있다. 체결되지 말았어야 했다”고 부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JCPOA가 불완전하지만, 미국의 주장처럼 폐기할 게 아니라 범위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보완돼야 한다고 제의했다. 이란의 시리아 등 중동 내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제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대응까지 포함하는 내용으로 합의를 개정하자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이제부터는 새 협정을 논의했으면 한다”며 “우리는 아무것도 남지 않도록 (현재) 합의를 파기하지는 않을 것이고 더 확장된 새 합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즉각 반박하지 않은 만큼 일단 두 정상 사이에는 새 합의를 향한 논의의 공간이 만들어진 모양새다.

하지만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이란이 거부할 게 확실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예상되며, 프랑스 외 다른 유럽 국가가 동의할지 불투명하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문제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지만 강력하고 지속적인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철군이 당장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좀 더 오랜 기간 미군이 주둔하길 요구하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동조하는 듯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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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사진출처=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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