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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제지업계‘폐지대란 해결’ 팔 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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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쓰레기수입 제한에 가격폭락

제지연, 폐골판지 2만7000t 매입

시장안정화·폐지적체 해소 기대


“국산고지 품질개선이 근본책”



중국의 쓰레기수입 제한으로 폐지가격이 폭락, ‘폐지대란’ 조짐이 보이자 제지업계가 팔을 걷었다.

25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고려제지, 신대양제지, 신풍제지, 아세아제지, 아진피앤피, 태림페이퍼, 한국수출포장, 한솔제지 등 8개 업체는 고지수거업계의 재고 적체를 줄이기 위해 2만7000t 이상의 국산고지(폐골판지)를 선매입하고 있다.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사를 맡고 있는 한솔제지(대표 이상훈)는 가장 많은 6000t(10억원 상당)을, 아진피앤피는 5000t, 고려제지와 신대양제지, 아세아제지, 태림페이퍼는 3500t, 신풍제지와 한국수출포장은 1000t을 각각 사들였다.

헤럴드경제

수도권의 한 골판지원지 업체 야적장에 쌓여 있는 폐지더미. [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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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20일까지 해당 물량을 모두 매입하려 했으나 야적지 확보 문제로 일부 지연되고 있다.

국산고지 선매입은 제지업계가 환경부, 한국환경공단과 ‘국산 폐지 선매입 및 비축사업’ 협약을 지난 12일 맺은데 따른 것. 지난해 148원까지 올랐던 ㎏당 폐지가격은 올 3월 기준 90원으로 39.2%(58원) 하락했다.

가격하락은 올들어 중국이 환경기준을 강화하면서 시작됐다. 국내 고지무역의 절반을 차지하던 대중국 수출은 확연히 줄었다. 다른 국가에서 중국으로 가던 질 좋은 외국산 고지들도 국내로 몰려와 상대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국산 고지의 수요는 더 쪼그라들었다.

통상 폐지는 수거된 뒤 압축장으로 옮겨진다. 압축장에서는 일정 과정을 거친 뒤 제지회사에 납품된다. 그러나 수요가 급감한 국산고지는 압축장에 쌓이기 시작했다. 고지로 돈을 벌 수 없게 된 수거업체들은 수거 거부에 들어가 전국적으로 쓰레기대란이 유발되기도.

재활용시장 안정화와 폐지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정부는 제지업계에 선매입을 요청했다. 제지업계는 이를 흔쾌히 수용, 선매입에 들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정부는 제지업체가 선매입한 고지 보관장소(최대 3개월)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물류비 등 제지업체가 선매입하면서 발생하는 추가비용 중 일부도 환경부가 지원하기로 했다.

제지업체들은 국산고지 선매입 이외에도 공급과잉이 해소될 때까지 환경부와 국산고지 사용 확대 및 품질 제고를 추진할 방침이다. 2만7000t 이상의 폐지가 선매입되면서 국내 물량적체가 상당 해소되면서 가격 정상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지업계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산고지 가격 하락은 추세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수요가 살아나지 않는상황에서 높은 수분함유·지종 미분류 등 품질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해법은 단기적이라는 것이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재활용 정책은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폐지 분리배출 종류 세분화, 고지 품질개선 등 수급안정화와 수거·재활용체계 개선을 위한 추가 방안이 시행돼야 가격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긴급조치 후에도 제지업계 및 수거업계와 지속적으로 논의해 재활용시장 안정화 방안을 찾겠다”고 전했다.

김진원 기자/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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