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새 내각 각료들[리셴룽 총리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향후 몇 년 안에 국가 지도자 자리를 내놓겠다고 공언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가 이른바 '4세대'로 불리는 젊은 정치인들을 내각에 전진 배치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2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전날 단행한 개각을 통해 전체 16개 부처 장관 가운데 10명을 이른바 '4G'(4세대)로 불리는 젊은 정치인들로 채웠다.
특히 리 총리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명되는 찬 춘 싱(48)과 옹 예 쿵(48) 등 2명의 40대를 각각 통상산업부와 교육부 장관에 세웠다.
이들은 유임된 재무장관 헝 스위 킷(57)과 함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반면 오랫동안 각료 자리를 유지해온 림 흥 키앙(64) 인력부 장관을 비롯한 3명의 60대 베테랑 장관들은 퇴임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개각을 계기로 싱가포르의 차기 대권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한 이후 줄곧 현 여당인 인민행동당(PAP)의 집권이 계속되고 있으며, 총리는 PAP 지도부의 논의를 통해 사실상 확정된다.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초대 리콴유(李光耀, 2015년 사망)에서 고촉통(吳作棟 77)으로, 이후 리콴유의 장남인 리셴룽으로 총리 자리가 승계될 때마다 이런 관행이 반복됐다.
PAP 지도부가 다과나 점심상을 앞에 두고 차기 총리를 확정한다는 이유로 싱가포르의 총리 확정 모임을 '케이크와 커피 회의'로 부르기도 한다.
PAP가 지난 총선에서 70%에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한 만큼 오는 2021년 치러질 예정인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유형의 총리 지명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싱가포르의 4대 총리 자리는 아직 안갯속이다. 유력 후보군은 있지만 아직 '원톱'으로 부를만한 지도력을 갖춘 인물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리 총리 등 지도부는 이번 개각에서 주요 포스트에 오른 유력 주자들의 성과를 지켜본 뒤 차기 총리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리 총리는 개각 후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향후 몇 년간 리더십을 바꾸기 위한 작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젊은 장관들은 싱가포르를 통치하기 위해 계속 더 많은 책임을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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