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명제 재조명…국민 청원글 700건 이상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제2의 드루킹 사태를 막기 위해 댓글 실명제, 아웃링크 요구가 더 거세지고 있다.
25일 네이버가 발표한 일일 공감ㆍ비공감수 50개 제한, 댓글 수 제한, 댓글 작성시간 간격 확대 등의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포털의 뉴스 제공 구조를 원점에서 뜯어 고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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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전문가들은 네이버의 현행 ‘인링크’ 방식을 ‘아웃링크’로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웃링크는 네이버에서 기사를 클릭하면 뉴스를 제공한 언론사의 홈페이지로 접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 등 해외 주요 포털은 아웃링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홈페이지 내의 인링크 방식으로 기사가 제공되기 때문에 결국 네이버 안에서 기사 검색과 제공, 댓글 등이 모두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의 현행 방식은 여론의 창구가 네이버 한 곳에 집중돼 이번 드루킹 사태와 같은 여론 조작에 노출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국회에서도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이 아웃링크를 의무화하는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을 최근 발의한 상태다. 같은 당의 송석준 의원도 인링크 방식을 이용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하는 ‘드루킹 방지법’을 발의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사전에 기사를 선별, 재배치하는 ‘가공’의 과정도 생략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네이버의 기사 재배열에 의한 아웃링크는 의미가 없다”며 “구글처럼 네이버에서는 기사를 검색만 하고 아웃링크로 해당 언론사로 연결되는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요구도 다시 거세지고 있다. 실명제는 지난 2012년 위헌 판결을 받았지만 최근 드루킹과 악성댓글 등으로 도입 필요성이 재조명받고 있다.
실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터넷 실명제를 요구하는 관련 청원글이 700건 가까이 올라와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도 작년 12월 댓글 실명제를 부활시키는 내용의 관련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로이터 등 해외 언론도 댓글을 폐지하거나 인터넷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실명제를 비롯해 댓글을 없애는 것 까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나친 댓글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상존한다.
구태언 태크앤로 변호사는 “부당한 행위자를 밝혀내 엄벌해 재발 방지를 하면되고 이는 국가의 책임”이라며 “포털에 지나친 책임을 지우는 것은 교각살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댓글실명제, 아웃링크는 시대에 맞지않는 다소 과한 주장”이라며 “게임 중독이 문제라고 셧다운제를 도입해도 효과가 없듯, 댓글의 투명성, 공정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지 단순히 실명제, 아웃링크를 도입한다고 해도 뉴스의 가치를 올리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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