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 낮아진 지분율로도 공장 매각 등 거부할 ‘비토권’ 확보 요구…GM도 동의
- 한국GM 노조, 25~26일 이틀 간 임단협 잠정합의안 전 조합원 찬반투표 실시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지원 방식을 놓고 한국GM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산업은행이 지분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분 및 자산 매각의 ‘비토권(거부권)’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GM은 산은이 원하는 비토권을 내주면서 신속하게 우리 정부의 지원을 확정하고 붕괴된 국내 영업망 수복과 고객 신뢰 회복에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25일 한국GM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는 우리 정부 및 산은과 막바지 지원 협상을 벌이며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뤄냈다.
정부와 산은은 자금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한국GM에 ‘10년 이상 체류(지분 매각 제한)’과 ‘자산 매각 등에 대한 비토권 확보’ 등을 제시했다.
협력업체를 포함해 직간접적 일자리 15만6000개가 달린 만큼 GM이 최소 10년 이상은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해야 정부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구조조정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 이론’ 과도 맞닿아 있다.
GM은 우리 정부와 산은의 지원을 통한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이같은 제안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등 글로벌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신차 2종을 한국GM에 배정하겠다고 밝힌 데다, 정부에 제출한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신청서에 향후 10년간(2018∼2027년) 생산 및 사업계획을 담은 만큼 이같은 체류 조건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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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제 산은이 ‘비토권’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적인 문제만 남는다.
현재 한국GM 자본금(1663억원) 중 산업은행의 지분율은 17.02%(283억원)이다.
GM 본사가 약속대로 27억 달러(2조9000억원)의 차입금을 한국GM의 자본금으로 출자전환하면 산은의 지분율은 1%미만으로 떨어진다.
여기에 GM과 산은이 신규 투자(증자) 형태로 지분율만큼 각각 2조4900억원, 5100억원씩(총 28억 달러, 3조원)를 투입하면 한국GM의 총 자본금은 6조663억원으로 불어나고, 산은 지분율은 8.8%(5383억원) 내외로 오른다.
정부와 산은은 애초 현재의 지분율(17.02%)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GM에 차등감자를 요구했지만 GM은 이를 거부했다.
GM은 산은이 지분율을 유지하고 싶다면 신규 투자를 GM은 대출로, 산은은 투자로 참여하자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이는 산은이 거부했다.
결국 지분율을 현행 그대로 유지하는 것 보다는 8~9% 내외의 지분율로 지분 및 자산 매각을 반대할 수 있는 비토권을 ‘주주 간 계약’에 명시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GM과 산은이 이같은 내용의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면 한국GM 정관상 특별결의 의결요건도 현행 ‘85% 이상 찬성’에서 ‘93% 이상 찬성’으로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산은은 8~9% 내외의 지분율을 갖고 GM의 공장 등 자산매각과 한국시장 철수를 막을 수 있게 된다.
한편, 한국GM 노조는 25일부터 이틀 동안 2018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전 조합원 찬반투표에 돌입한다.
이번 잠정합의안이 법정관리라는 파국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 만큼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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