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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기사당 3개만 허용…네이버 '댓글' 어떻게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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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이해인 기자] [네이버, 기사당 댓글 및 공감·비공감 제한 도입… 2004년 이후 수차례 정책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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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은 기사에 수십개 댓글을 달아온 '헤비 댓글러' A씨. 평소 정치 기사를 많이 읽는 데다 특정 정치인의 열성 지지자로 3개 아이디를 활용해 100개가 넘는 댓글·답글(대댓글)을 단 적도 있다. 댓글에 달린 공감·비공감 버튼을 수시로 클릭하는 것 역시 A씨의 일과 중 하나다.

하지만 이제 A씨의 합법적 헤비 댓글러 활동이 예전만큼 쉽지는 않게됐다. 네이버가 24시간 기준 기사당 댓글 작성 개수를 3개로 제한하는 등 과다한 댓글 차단에 나섰기 때문이다. A씨가 3개 아이디를 모두 동원해도 한 기사에 달 수 있는 댓글은 최대 9건으로 줄었다.

◇개수 제한, 시간차 도입…'헤비 댓글러' 막으려는 네이버=네이버가 25일부터 적용한 댓글 운영 정책 개선안의 골자는 개수 제한과 시간 간격 도입이다. 가장 큰 변화는 기사 1건당 작성할 수 있는 댓글이 3개로 제한되는 것. 24시간 기준으로 적용되는 제한 정책이다. 그동안 네이버는 24시간 기준 아이디당 댓글 20개, 답글(대댓글) 40개로 제한하되, 기사별로는 아무런 제한도 두지 않았다. 사실상 한 아이디로 기사 1건에 최대 60개 댓글(답글 포함)을 남길 수 있었다.

댓글을 이분법적으로 평가하는 공감·비공감 클릭수 제한도 새롭게 도입됐다. 한 아이디로 24시간 내에 50번의 공감·비공감 클릭만 가능하다. 그동안 같은 댓글에 대해선 한 번의 공감·비공감 클릭만 가능했지만, 한 아이디로 클릭할 수 있는 공감·비공감 클릭 제한은 없었다.

연이은 댓글 작성, 공감·비공감 클릭을 막기 위한 시간 간격도 생겼다. 댓글 작성 뒤 다른 댓글을 달려면 60초를 기다려야 한다. 공감·비공감 클릭 역시도 10초를 기다려야 추가 클릭이 가능하다.

네이버는 댓글 정렬 방식 변경도 검토 중이다. 현재 기본 정렬 방식은 '순공감순'(공감-비공감)으로 '최신순'과 '공감비율순' 정렬을 추가 제공한다. 정치권에서는 댓글의 기본 정렬 방식을 최신순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아울러 네이버는 댓글 작성자의 정체성 강화, 개인별 블라인드(댓글 숨기기) 기능 신설, 소셜 계정에 대한 공감·비공감 제한 등 추가 개선책을 5월 중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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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도입 후 수차례 정책변경…"댓글 고수하는 한 한계"=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에 댓글을 도입한 건 2004년 4월. 이후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며 대표적인 온라인 여론공간으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극소수 헤비 댓글러와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한 여론 조작 행위가 만연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아이디당 댓글 작성 개수 제한이 생긴 시점은 2006년 4월로, 24시간 기준 달 수 있는 댓글이 10개로 제한됐다. 6년이 지난 2012년 3월에야 댓글 제한이 20개로 완화됐다. 댓글의 핵심 기능인 공감·비공감 버튼이 도입된 건 2007년 10월이다. 2012년에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아이디로 댓글을 남길 수 있는 '소셜댓글'이 추가됐다. 같은 해 댓글 내용이 펼친 형태로 변경되고, '답글 많은 순' 정렬도 생겼다. 지난해 네이버는 댓글 삭제 이력을 공개하고, 댓글 접기 요청 기능을 추가했다. 경제, 사회 섹션에 시범적으로 도입한 공감비율순 정렬을 모든 섹션으로 확대 적용했다.

지난달에는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 의혹이 확산되자 '댓글정책이용자패널회의'(이하 댓글패널)를 만들었다. 댓글패널은 네이버가 뉴스 댓글 운영원칙과 정책 등에 대해 이용자와 함께 논의하기 위한 구성한 조직이다. 업계, 학계, 협회, 언론사 등 관련 분야에 재직하지 않는 일반 이용자 20명으로 이뤄졌다. 이번 개선안은 네이버와 댓글패널이 협의해 내놓은 첫 개선책이다.

전문가들은 정치권 등에서 댓글을 통한 여론조작 논란이 일 때마다 네이버가 관련 정책을 내놨지만 '댓글 장사'를 고수하는 한 근본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이번에 나온 댓글정책은 과도한 영향력과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게 된 네이버의 언론 기능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등에 대한 것들이 빠져있다"며 "가짜 아이디를 만들거나 사람들을 동원하면 여전히 여론 조작이 가능한 구조에 대한 책임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진욱 기자 sjw@, 이해인 기자 hi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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