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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미운 오리' 건설업의 반전…"해외 부실 털며 '몸값'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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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이 지난 19일 진행한 300억원짜리 공모채 수요예측에는 약 1480억원이 몰려 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화건설의 신용등급은 BBB+로, 이른바 투자적격등급 미만으로 분류되는 ‘하이일드’ 등급이다. 한화건설은 공모채 발행액수를 500억원으로 늘려 27일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금리도 시장금리인 6.186%보다 크게 낮은 4.166%로 발행조건을 확정했다.

저조한 실적과 해외 사업 위험으로 금융시장에서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던 건설사들이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정전 협상까지 거론되면서 북한과의 화해 분위기가 조성돼 건설업계의 인프라 사업 기대가 커지고, 주택사업 호전과 해외사업 위험 감소로 실적도 점차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비즈

실적 개선과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 기대로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던 건설업에 대한 시선이 바뀌고 있다. /조선일보DB



롯데건설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늘어난 1157억원에 달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최고치다. 매출액도 1조3241억원으로 전년보다 15.9% 늘었다. 주택시장 훈풍을 타고 실적도 비약적으로 좋아진 것이다. 지난해에도 롯데건설은 사상 최고치인 377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GS건설도 올해 1분기 380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1분기보다 544.75% 늘어난 수치다. 매출도 3조1073억원으로 15.05% 증가했다. 설계 변경 이의제기로 사우디 라빅 프로젝트 등에서 약 1800억원을 돌려받게 된 덕분이다.

신한금융투자가 23일 낸 보고서를 보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 등 6개 상장 대형 건설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5%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오경석 연구원은 “해외 손실 우려가 있는 현장이 곧 마무리되고 해외 사업에서도 수익이 늘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에서 추가 손실이 튀어나오지 않는다면 1분기를 기점으로 건설사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남북 경협 기대감은 주가 상승에 불을 지폈다. 지난 18일 청와대가 종전선언을 통해 정전협정에서 평화협정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 이후부터다. 18일부터 23일까지 건설업종 지수는 14.82% 올랐다. 현대건설 주가가 26.01% 오른 데 이어 대우건설(7.21%), 대림산업(6.64%), GS건설(10.04%), 현대산업개발(6.8%) 주가가 모두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0.82%)을 크게 웃돌았다.

업계는 ‘부실 덩어리’로 취급받던 건설업종이 최근 제대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채권업계 한 관계자는 “남북 경협으로 일거리가 크게 늘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는 다소 앞서가는 측면이 있지만, 최근 해외사업 리스크가 줄고 실적이 좋아지는 국면인 건 맞는다고 본다”며 “금융투자업계도 건설업종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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