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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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두산그룹이 갖고 있던 해묵은 숙제는 바로 ‘재무구조의 개선’이었다. 그래서 두산은 알짜배기 계열사 매각에 나서며 재무구조의 건전성 강화에 올인했다. 지난 2016년 회장에 취임하며 두산그룹 4세 경영의 시동을 건 박정원 회장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회장 취임 직후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핵심은 역시 재무건전성 강화였다. 두산엔진, 두산인프라코어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과 일부 사업부를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그리고 지난 2년간 꾸준히 이어진 남다른 노력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역시 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다.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주)두산은 지난해 1조1,799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대비 29% 가량 증가한 수치. 2013년 이후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 원대에 다시 진입한 것이었다. 이는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 핵심 계열사가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결과에 따른 것이었다.
올해도 박정원 회장은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는 “근본적인 수익구조 개선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는 박 회장의 신년사에도 잘 나타나 있다.
재무개선뿐만 아니라 박 회장이 취임 후 공을 들였던 미래 성장 동력 역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우선 박정원 회장이 두산 대표 시절부터 관심을 보여왔던 연료전지 사업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4년 미국 클리어엣지파워와 국내 퓨얼셀파워를 인수하며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한 두산은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대규모 사업 수주에 성공해왔다. 두산 연료전지 사업부는 지난해 약 3,8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유의미한 성장세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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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성장 동력이었던 면세점 사업 역시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사실 두산 면세점은 출범 이후 기존 사업자들과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워 큰 기대를 모았다. 심야 영업이라는 승부수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사로잡아 면세점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나아가 쇼핑 메카로 불렸던 동대문 상권의 부활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차별화 된 운영전략은 여전히 유효했지만 사드 여파로 인해 요우커의 발길이 끊긴 것은 치명타였다. 그러나 한중 관계가 회복될 조짐을 보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두산 면세점의 하루 평균 매출은 14억 원대를 기록, 전년 대비 3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 점유율 역시 2016년 2.6%에서 지난해 4분기 7.0%까지 증가했다. 두산 면세점은 이를 발판삼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2017년 4분기 기준).
업계에선 이 같은 반전의 중심에 박정원 회장이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장경영과 팀플레이를 강조하는 박정원 리더십이 취임 3년 차를 맞아 본격적으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박 회장은 쉼 없이 주요 계열사 생산현장을 찾아 ‘현장 중심 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국내뿐만 아니라 옌타이, 미국 코네티컷, 베트남 꽝아이성 등 해외 사업 현장 및 협력사 등을 꾸준히 방문하며 현장 중심 행보를 이어갔다.
끈끈한 조직문화를 그룹사 전반에 뿌리내리게 한 것도 박 회장의 성과 중 하나로 평가할 수 있다. 그는 두산베어스 구단주 시절부터 팀플레이를 꾸준히 강조해왔다. 끈끈한 팀플레이를 무기로 수년간 프로야구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두산베어스의 정신을 그룹 전반에 녹여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수차례 드러낸 바 있다.
그런 그의 의지가 빛을 발한 사례가 있다. 두산 그룹은 그가 사령탑으로 취임하기 직전, 신입사원 명예퇴직, 면벽 근무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었다(기업 캐치프레이즈로 ‘사람이 미래다’를 앞세웠던 회사였기에 후폭풍이 더욱 거셌다). 그는 취임 후 3개월 간 전국 사업장을 돌며 직원들과 소통을 하고 “두산그룹의 인재 중심 경영 철학을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사태를 진정시켰다. 당시 업계에선 이에 대해 박정원 회장의 특유의 리더십이 문제 봉합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올해도 박정원 회장은 연초부터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연료전지, 면세점 등 미래 먹거리 성장에 집중하는 한편, 그룹 내 최고디지털혁신(CDO) 조직을 신설해 체질 개선을 위한 혁신적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두산그룹이 또 한번 ‘미라클’한 변신과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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