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신형 확성기 40여대, 북측 구형 50여대 운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측이 어제 오후부터 대부분의 대남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 우리 군이 23일 0시를 기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북측도 23일 오후부터 대남 맞대응용 확성기 방송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시작, 24일 오후 대부분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25일 “23일 오후께 북측 대남 확성기 방송이 꺼지기 시작해 24일 오전엔 방송하는 곳이 10여곳 정도였고 오후에 대부분 꺼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남북 합의에 따라 양측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우리가 먼저 끄자 상대도 끈 것이어서 북측 방송이 완전히 중단됐는지 파악하기는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파주 전방 철책 부근에 이동식 확성기 차량이 운용을 멈춘 채 서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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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간 합의 없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상호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군은 최전방에 고정식과 이동식 등 신형 대북 확성기 40여대, 북한군은 50여대의 구형 고정식 확성기를 설치해 운용해왔다.
북측은 전기 사정이 나빠 절반 정도씩 교대로 운영하는 처지였다. 또한 확성기 시설이 노후되고 성능도 나빠 우리 측 방송에 대항하기란 역부족이었다.
북측은 이런 핸디캡을 넘기 위해 남측 방송이 흘러나올 때 북측 방송을 최대로 틀어 북한군 병사들이 잘 알아들을 수 없게하는 ‘꼼수’로 대응했다고 한다.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 군인들을 상대로 큰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드러났다. 탈북 군인들 상당수가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심경에 변화를 일으켰다는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측은 지난 2015년 북측 지뢰도발 대응 차원에서 우리 군이 중단됐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결국 이어진 남북 고위급 8.25 합의에서 확성기 방송 중단이 중요한 합의사항으로 명시됐다.
이로부터 4개월여 후인 2016년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며 우리 측 방송이 재개됐고, 지난 21일 북측의 핵실험 중단 등의 발표에 대한 화답 형식으로 23일 방송이 중단됐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남한 뉴스, 인기 걸그룹의 케이팝(K-pop), 남한의 발전상, 북한의 실상, 남북 동질성 회복의 필요성, 북한체제 비판 등으로 이뤄진다.
체제 비판은 하되 노골적 비난 등 유치한 방법은 피한다는 게 우리 군 심리전의 수칙이라고 한다. 북한군의 마음을 돌리려면 과장보다는 진솔함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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