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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LG디스플레이가 6년 만에 적자 성적표를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계 위기감이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6일 실적이 공개되는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1조3000억 원 대비 크게 줄어든 30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천당을 경험했던 디스플레이 업계가 1년만에 나락으로 떨어진 셈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대형 LCD 업황의 지표인 LCD TV 패널 가격은 내림세를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현재 업황 흐름대로라면 삼성디스플레이도 2분기에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최영산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공급과잉 초입 국면이고, 향후 2020년까지는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전자부품 쌍두마차인 반도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디스플레이 업계 성적표는 더욱 초라하다. 비슷한 듯 보이는 두 업종 실적이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이는 까닭은 뭘까.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는 스마트폰 시장이 부진해도 서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커넥티드카 등 다른 수요가 많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과 TV 시장 축소에 큰 영향을 받는다. 애플에 OLED를 독점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아이폰X 부진에 따른 영향을 크게 봤다. TV 역시 수요 침체에 따른 제조사들의 가격 경쟁이 패널 가격 인하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의 가장 다른 점은 중국 기업들의 시장진입 여부다. 반도체 업계는 본격적인 중국발 공습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디스플레이에선 이미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출하량을 늘릴수록 중국 정부로부터 많은 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손실 위험을 감수하며 적극적 물량 공세를 펼친다. 업계는 LCD패널 가격이 이른 시일 안에 생산원가와 맞먹는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보조금을 받는 중국 기업과 달리 한국 업체들은 LCD패널을 생산할수록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LCD는 반도체와 달리 기술 격차가 크지 않아 중장기적으로 중국 업체에 넘어갈 수밖에 없는 비즈니스다. 최영산 연구원은 “중화권 업체들이 이미 LCD패널 기술력에서도 한국업체들을 뛰어넘었다”고 했다. 그는 또 “LCD 수요가 늘지 않는 상황에도 너무 많은 업체가 시장에 뛰어들거나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며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이 LCD 사업에서 출구 전략을 짜야 하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이투데이/송영록 기자(sy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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