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10대 여성 구제법, 5월3일부터 시행...서울시

# 가정불화로 중1때 첫 가출을 한 영은이(가명, 16세). 가출 청소년을 보호해주는 쉼터에 들어갔지만 보호자 연락이 필수인데다 정해진 시간에 프로그램을 참여하게 하거나 핸드폰 사용을 제한하는 등의 규칙들이 버거워 쉼터를 다시 뛰쳐 나왔다. 이후 영은이는 숙식해결을 위해 성매매를 하기도 했으며 가출-귀가-재가출을 반복했다.

서울시가 가출, 성매매 등으로 위기에 놓인 10대 여성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위기 십대여성 지원 조례'를 제정해 오는 5월 3일부터 실시한다. 이같은 조례는 전국에서 처음이다.

조례에 담긴 지원 대상은 '10세 이상 19세 이하의 여성'이라고 규정, 학교의 경계선에서 넘나들고 있는 취약계층의 10대 모든 여성이다.

특히 조례는 이들 여성에게 현장상담과 긴급구조, 보호, 질병치료, 성·건강 교육, 생리대·일반의약품, 학업·일자리 등을 지원하기로해, 위기에 빠진 10대 여성에게 포괄적 안전망을 구축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는 가출 청소년 중에서도 10대 여성의 경우 성매매, 성폭력 등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상황에 노출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이를 지원할 법적·제도적 장치가 없었다며 이 관련조례제정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가출 등 위기 청소년 쉼터(생활시설)와 상담소는 보호와 상담 위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보호자 연락과 시설내 규칙 등으로 입소를 꺼리고 있다.

또 위기 10대여성은 성매매, 성폭력 등으로 인한 임신과 여성질환 발병률이 높지만 현재의 관련법은 지원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특히 건강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관은 전무한 상황이며 또한 저학력에 일경험이 없는 위기 10대여성에게 학업과 일자리를 동시에 지원하는 자립지원 시설도 없는 실정이다.

현재 가출 등 위기 10대여성의 상당수가 생계를 위해 성매매를 하고 있으며 가족간의 불화 등으로 반복가출이 많고, 학업중단 비율도 높아 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가출 십대여성 중 18.3%는 성매매 경험을 했고 그 이유는 생계때문이었다. 또 2회 이상 재가출 경험은 83.8%로 '가출-귀가-재가출'의 연속이다. 10대 가출 여성의 최종학력은 중학교 이하인 경우는 38.6%, 고교 중퇴는 29%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립을 위해 취업 욕구가 높았다.

윤희천 여성정책담당관은 "10대여성의 눈높이에 맞춘 새 사업을 더 많이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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