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칙금도 16만원 불과해, 솜방망이 처벌 논란
-경찰 관계자 “현행법 강화, 사기죄 적용 검토해야”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25일 국내 개봉한 마블의 영화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가 암표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CGV 아이맥스 한 장 당 가격이 11만원까지 치솟은 상황인데, 현행법상 암표상 처벌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가격정상화에 어려움이 계속된다는 지적이다.
이날 CGV는 오전 3시 30분부터 오전 6시 9분까지 새벽 시간대에 인피니티 워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 레이저관 상영일정을 추가로 오픈했다. CGV는 인피니티워 개봉 첫주인 25일부터 29일까지만 오전 3시대 상영 시간표를 편성해둔 상황이다.
아이맥스 레이저관이 설치돼 있는 CGV 용산아이파크몰점 전경.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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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레이저관의 인피니티워 상영 일정은 예매 오픈일에 맞춰 매일 빠른 속도로 매진된 바 있다. 현재 오는 29일까지 두자리 이상 붙은 상영 티켓은 상당수가 판매된 모습이다. 그와 함께 네이버 ‘중고나라’에서는 인피니티워 티켓을 판매하는 게시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심할 경우 티켓은 2장에 20만원, 1장 11만원에 판매됐다. 인기 콘서트나 프로스포츠 플레이오프 경기 암표 가격과 같은 수준이다.
용산 아이맥스 레이저관은 아이맥스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가장 인기있는 상영시설로 평가 받았다. 레이저 원리로 작동하는 영사기와 5배이상 큰 스크린 덕분에 다른 곳보다 영화몰입도가 높아진다는 호평을 받았다. 레이저관 인피니티워 상영티켓은 영화 마니아 커뮤니티에서 ‘마블 고시’로 불릴 정도. 지난해 7월 국내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덩케르크’도 같은 행태의 홍역을 겪은 바 있다.
CGV 측은 메인 홈페이지에 ‘불법 암표거래’를 경고하는 문구도 띄웠다. CGV 한 관계자는 “거래를 위한 예약은 엄격한 불법행위”라면서 “중고거래 아이디를 역으로 추적해서 암표 판매자들의 티켓 구매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암표를 처벌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CGV가 홈페이지 메인에 내건 공지문. [CGV홈페이지 갈무리] |
하지만 근본적 처벌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암표거래를 단속하는 법률 규정인 ‘경범죄 처벌법 제3조2항4호(암표매매)’는 “흥행장ㆍ경기장ㆍ역ㆍ나루터ㆍ정류장 등에서 웃돈을 받고 티켓을 되판 경우”에만 범칙금을 부과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통한 판매 행위는 단속해도 곧장 처벌이 불가능하다.
경찰의 암표상 단속 행태도 오프라인 매매 단속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2018년 프로야구 암표단속 계획문에서도 “행 법률상 인터넷 이용 암표매매 행위는 처벌할 수 없음에 유의하라”는 단속 당부사항이 포함돼 있다. 그마저도 범칙금이 16만원에 불가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경찰이 단속을 강화해도 약한 법률 탓에 효과는 미비하다는 중론이다.
일선 경찰에서는 법률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전담반을 꾸리는 곳이 있을 정도로 암표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법률적인 부분에서 한계가 있다”면서 “경범죄 처벌법을 강화하거나, 암표상에게 사기죄를 적용하는 방법 등을 검토해서 현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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