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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韓 인적자본 주요국 중 하위 수준…노동 질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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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고용 부진, 인적자본 축적 저해해 잠재성장에 부정적”

한국의 1인당 인적자본(Human capital)이 주요국 중 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고령화 추세와 고용 환경이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의 인적자본 경쟁력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인적자본 경쟁력 악화는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려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다.

세계은행(World Bank)이 최근 발표한 ‘국부의 변화(The Changing Wealth of Nations 2018)’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인적자본(2014년 기준)은 29만1748달러로 전 세계 21위 수준에 그쳤다. 한국의 1인당 인적자본은 미국(76만6470달러), 독일(46만7668달러), 프랑스(41만5851달러), 일본(36만5157달러) 등 주요국보다 낮았는데, 35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 따져봐도 하위 수준인 19위였다.

인적자본은 경제 주체의 교육 수준과 건강, 능력, 기술 숙련도를 반영해 노동의 질적 수준을 보여주는 개념으로, 1인당 인적자본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생산성이 높아 많은 부(富)를 창출하는 자원 능력이 크다는 의미다. 세계은행은 141개국 가계 수입을 조사해 한 명이 평생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대소득을 현재 가치로 추정하는 방식으로 처음 1인당 인적자본을 산출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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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은 경제가 성장할수록 인적자본의 역할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 국부에서 인적자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인당 자산(부)은 1995년 12만8929달러에서 2014년 16만8580달러로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1인당 인적자본은 8만8874달러에서 10만8654달러로 늘었다.

인적자본 증가 속도가 전체 자산이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전체 자산에서 인적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69%에서 2014년 64%로 축소됐다. 이에 대해 세계은행은 기술 발전, 임금 정체, 노령화로 인한 노동 인구 비중 감소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1인당 자산 규모는 42만4052달러로, 이중 인적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69%였다. 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전체 자산 중 인적자본 비중이 높았는데, 한국의 인적자본 비중은 고소득국가 평균인 68%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1인당 인적자본 수준이 주요국 중 낮은 수준이고, 고령화와 고용 부진 등 인적자본이 향상되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고령화는 다른 국가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고용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경기 회복세에도 고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인적자본 수준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부진한 고용 상황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질문에 “고용이 부진하면 곧바로 가계 소득 감소, 이에 따른 소비 위축이 나타나고 중장기적으로는 인적자본 축적을 저해해 잠재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악화된 고용 환경은 당장 경제에 부정적일 뿐 아니라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인적 자본이 축적하는 것도 방해한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OECD는 한국 정부가 고용 환경을 개선하고 인적 역량을 개발해 인적자본을 증대하는 노력을 유지해야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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