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강화...더노란계란·활어회·숙성한우 등 인기
“자, 이제부터 블라인드테스트를 진행하겠습니다.”
지난 19일 오후 3시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슈퍼 본사 회의실. 수박 세 조각이 올려진 하얀 접시가 테이블마다 하나씩 놓였다. 강종현 대표를 비롯해 상품본부, 신선식품, 마케팅 담당 임원들이 가장 맛있는 수박을 찾기 위해 시식을 하고 있었다. 강호진 과일팀장과 박진수 과일팀 책임의 얼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2번이 가장 맛있는 것 같은데요."
"저도 그렇습니다. 당도가 제일 높네요. 2번이 어디 제품인가요?"
"롯데슈퍼 수박입니다."
1번과 3번 수박은 A백화점과 B마트에서 판매하는 수박이었다. 더 비싼 수박을 물리치고 2번 수박이 1위로 꼽히자 과일팀 직원들이 안도감을 내비쳤다.
국내 슈퍼업계 1위 롯데슈퍼가 ‘프리미엄’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 날은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 잠실점이 프리오픈(pre-open)한 날이다. 본사 지하 1층에 위치한 이 곳은 기존 롯데마이슈퍼로 운영되던 점포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한 곳이다. 178평이던 영업면적이 400평으로 확대됐다.
지난 19일 새롭게 문을 연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 잠실점 |
◇ 프리미엄 선언한 롯데슈퍼...대표가 과일 당도까지 꼼꼼히 챙겨
지난 1월 취임한 강종현 대표는 현장중심 경영을 강조하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침체된 유통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프리미엄 슈퍼의 확대, 상권과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상권맞춤형 점포인 뉴컨셉 점포 확대 등이 그것이다.
롯데슈퍼에서 단독 판매하는 마루토마토 |
강 대표는 정확하고 치밀한 업무처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꼼꼼한 성격답게 수박 당도 하나하나까지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 잠실점의 시그니처(대표) 과일인 ‘마루토마토’도 그의 아이디어다. 마루토마토는 당도가 약 10브릭스(brix)로 단맛이 뛰어나다. 물을 거의 주지 않아 식감도 아삭하다. 전남 장성에서 재배된 마루토마토는 롯데슈퍼에서만 단독으로 판매된다.
잠실점은 신선식품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프리오픈 행사에서 고객들이 가장 높은 점수를 준 곳도 신선식품 코너였다. 매장 한켠에서 운영되는 ‘팜투테이블(Farm to table)’은 버터헤더레터스·이자트릭스·카이피라 등 매장에서 자란 엽채류를 고객들이 즉석에서 따갈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산란 후 3일 이내의 계란을 판매하는 ‘더 노란 새벽계란’ |
산란 후 3일 이내의 계란을 판매하는 ‘더 노란 새벽계란’도 눈에 띄었다. 통상 일반 슈퍼에 판매되는 계란이 산란 후 5일을 넘어선다는 점에 착안해 신선함을 강조했다.
◇ 롯데프리미엄슈퍼 공격적 확대…침체된 유통시장 돌파구 마련
육류와 해산물의 신선도에도 신경을 썼다. 2.3톤의 해수로 가득찬 수족관 속의 생선을 잡아 즉석에서 회를 떠준다. 활어회를 즉석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롯데슈퍼가 처음이다. 생선을 구워주는 서비스인 ‘피쉬앤그릴(Fish&Grill)’서비스도 제공한다. 냄새나 연기로 인해 생선구이를 가정에서 직접 조리해 먹기 어려운 점에 착안한 고객편의형 서비스다.
2.3톤의 수족관. 즉석에서 회를 떠 판매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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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한우를 강조한 것도 잠실점만의 특징이다. 드라이에이징(Dry-Aging) 한우 뿐만 아니라 2~3도씨 저온의 물에서 15일 이상 침식숙성하는 워터에이징(Water-Aging) , 0~1도씨에서 10일 이상 저온숙성하는 웻에이징(Wet-Aging) 등의 세 가지 방법으로 숙성된 한우를 판매한다.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은 지난 2016년 6월 강남구 도곡동에 1호점을 오픈한 후 송파구 문정동과 마포구 공덕동에 연이어 2호점과 3호점을 선보였다. 지난 2월에는 4호점인 서초점을 오픈했고 이날 5호점인 잠실점의 문을 열었다.
워터에이징, 웻에이징, 드라이에이징 한 숙성한우 |
프리미엄 슈퍼 전환 효과는 성공적이었다. 도곡점과 공덕점은 롯데슈퍼 때보다 매출이 각각 21.7%, 43.1% 늘었다. 신규 개발 점포인 문정점은 일반 슈퍼마켓 신규점 대비 20.2 % 이상 매출이 높게 나타났다.
강 대표는 “올해를 ‘변화의 해’로 삼아 혁신에 나설 것”이라며 “연내 10곳까지 프리미엄푸드마켓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유윤정 생활경제부장(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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