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은행은 연간 1차례 정도의 정기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점에서 연간 3차례나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에도 희망퇴직을 통해 1300여명의 인력을 내보냈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조만간 1차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상자는 1963년생으로 지난해말 희망퇴직 신청대상이었으나 본부장 승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60여명이다. 퇴직 시기는 5월말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2차 희망퇴직과 3차 정기 희망퇴직의 접수 시기도 검토하고 있다. 2차 희망퇴직 대상자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100여명이다. 3차 희망퇴직 대상자는 1964년생으로 재직 중인 500여명이다. 노사간 협상에 따라 그보다 연령대가 낮은 직원들도 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다.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전체 영업점(출장소 제외)이 766개인 점을 감안하면 영업점 1곳마다 1명가량의 관리자급 인원이 은행을 떠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사진 = 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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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희망퇴직자 중 1962년 이하 출생자의 경우 특별퇴직금으로 30개월치 월평균 임금을 받았고, 1963년생 이상 출생자는 36개월치 월평균 임금을 받았다.
우리은행이 올해 3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무엇보다 모바일 및 인터넷 뱅킹 보편화로 오프라인 영업점의 이용 빈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근속연수가 많은 고임금 관리자급 직원들을 지금처럼 유지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이 우리은행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판매관리비는 2015년 3조1500억원에서 2016년 3조4790억원, 지난해 3조531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3조3000억원대로 판관비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2019년에는 다시 3조4000억원대의 판관비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판관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시중은행의 한 지점장급 관계자는 “매년 수십 개의 영업점포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은행권의 구조조정과 퇴직 절차는 일상화되고 있고 대상자들도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예전에는 영업점포에서 했던 일들이 비대면으로 바뀌고 있어 인력 구조조정은 계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면서 “디지털 금융쪽이 발달하면서 은행들은 새로운 서비스나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인력은 또 새로 고용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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