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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단독]이명희 "금쪽같은 내새끼 넘어지면…XXX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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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한진그룹 내부자 폭로 "꽃 봉오리에 물 한방울 튀어도 쌍욕…스트레스에 병원행"]

머니투데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사정에 밝은 공익제보자 A씨가 23일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카카오톡에 있는 정원 사진과 가족사진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최동수 기자



“금쪽같은 내 새끼(조현민 전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 화장실 가다 넘어지면 책임질 거냐. XXX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서울 평창동 자택 지하 1층에서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욕설이 울려 퍼졌다. 지하 1층(경사진 곳이라 사실상 지상 1층 개념)은 둘째 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방이 있는 층이다.

이 이사장의 욕설에 깜짝 놀란 자택근무자가 급히 뛰어갔다. 현장에 도착했더니 바닥에 조명 하나가 꺼져있었다. 행여 조 전무가 밤에 화장실을 가다가 넘어질까 설치해놓은 바닥 조명 일부가 고장 난 것이었다.

얼굴이 상기된 이 이사장은 휴대전화기 너머 직원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다. 전화를 끊은 뒤에도 분이 풀리지 않은 이 이사장은 한참 동안 씩씩댔다. 자택근무자는 불똥이 떨어질까 재빨리 이 이사장의 눈을 피해 경비실로 돌아왔다.

(☞본지 4월17일 보도 [단독]조현민 모친 前수행기사 “하루를 욕으로 시작” 참고)

23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한진그룹 총수 일가 사정에 정통한 A씨를 만났다. A씨는 “고민을 많이 했다”며 “우리 사회 갑질문화가 조금이라도 개선되길 바란다”고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조현민 화장실 조명’ 일화는 A씨가 들려준 얘기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A씨와 같이 총수 일가 관련 일을 하는 한진그룹 관계자들에게 평창동 자택 업무는 살얼음판 그 자체였다.

A씨는 출근길이 무섭고 두려웠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터지는 이 이사장의 욕설과 폭언으로 잠을 잘 때도 악몽을 꿨다. A씨는 “얼마나 괴로웠는지 집에서 잠을 잘 때 악몽에 시달렸다”며 “한 가족의 가장이고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지만 욕설과 폭언은 견디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자신을 ‘(이 이사장의) 장난감’, ‘욕받이’라고 했다. 함께 근무했던 필리핀 가정부도 마찬가지였다. 평창동 자택에서 ‘사람’은 한진그룹 총수 일가뿐이었다고 고백했다. “일하는 동안 필리핀 가정부는 3번이 바뀌었다”며 “가정부의 눈에 눈물이 마르지 않는 날이 없었고 심지어 일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가정부도 있었다”고 말했다.

집안일을 할 때 이 이사장은 특히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식탁, 카펫의 위치가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순식간에 욕설이 튀어나왔다. A씨는 “청소 순서도 원하는 순서가 있어서 외우고 다녔다”며 “창문을 먼저 열어야 하는데 카펫을 먼저 치우는 등 순서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바로 욕이 터져 나왔다”고 말했다.

정원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꽃에 물을 뿌릴 때 봉오리에 물이 조금이라도 튀면 바로 욕설이 시작됐다. A씨는 “자택에는 꽃을 키우는 온실과 화단이 있었는데 꽃을 잘못 건드린 날은 상상할 수 없는 욕이 날아들었다”고 말했다.

심부름을 시킬 때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A씨는 “하루는 야채를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는데 자기가 원하는 품종이 아니라고 욕을 했다”며 “감자나 무를 사오라고 시켰는데 본인이 원하는 크기가 아니면 폭언을 했다”고 말했다.

매일 욕설에 시달린 A씨는 결국 병원을 찾았다. 가만히 있다가도 가슴이 뛰고 불안한 증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3개월 만에 사표를 내고 평창동을 나온 A씨는 “가족들에게는 미안했지만 병들어가는 내 모습을 보고 계속 일할 수는 없겠다고 판단했다”며 “당시 아내에게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았는데 최근 이 이사장의 만행이 나오는 기사를 보고 아내가 너무 속상해했다”고 말했다.

A씨의 폭로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회사와 직접 관계되지 않은 일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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