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왼쪽)씨가 1월 서울 모 대학에서 경공모 주최로 연 초청강연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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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 주범 김동원(49ㆍ필명 드루킹)씨는 지난해 대선뿐 아니라 2016년 총선, 2010년 대선 등 각종 선거 때마다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과 ‘경인선(經人先ㆍ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을 동원해 노선이 다른 각 정당의 정치인들에게 마구잡이로 접근했다. 이런 식의 ‘정치낭인’ 행태는 자신의 세력을 어떻게든 키워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이라는 풀이를 가능케 한다.
김씨는 정파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을 기웃거렸다. 2016년 20대 총선 때는 정의당과 접촉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공모 회원 장모씨를 노회찬 정의당 의원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게 한 뒤, 그에게 200만원을 건넸다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600만원을 선고 받았다. 2010년 대선 당시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접근하려 했다는 경공모 회원의 주장이 나왔다.
정치권 유랑 행각은 김씨의 세력을 키운 동력이다. 김씨는 “소액주주운동을 한다”고 노 의원뿐 아니라 안희정 전 충남지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만난 뒤, 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친분을 과시하며 2,500여명을 경공모로 끌어들였다. 덕분에 지난해 대선 때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문재인 후보를 돕고 싶다”고 접근할 수 있었다. 정치 인맥 과시로 세를 키우고, 이를 활용해 다른 유력 정치인과 관계를 맺어 다시 세를 불린 셈이다.
세를 얻자 김씨는 제도권 정치 진입을 다음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선 이후 김씨가 김 의원에게 경공모 회원을 오사카 총영사와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와 관련 3월 김 의원 보좌관에게 현금 500만원을 건넨 이유가 인사 청탁 거절에 대한 응징이라는 시각도 있다. 2016년 노 의원 사건 때는 자신의 계획이 틀어지자 트위터에 ‘노회찬 한 방에 날려버리겠다’는 글을 올린 뒤 경공모 회원을 동원, 댓글 작업을 벌였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돈을 벌기 위해 정치권을 두드렸다고 주장한다. 정치를 사업 아이템으로 여겼다는 얘기다. 실제 김씨는 핵심 측근 ‘서유기’ 박모(30)씨가 운영하는 ‘플로랄맘’의 비누와 사탕수수 원당을 회원들에게 다단계 형식으로 팔아 매달 1억~2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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