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존스 홉킨스대병원 의료진, 아프가니스탄 참전 용사에 시술
6개월 뒤엔 성 기능도 회복 예상… 윤리 문제 고려해 고환은 제외
성형외과 의사 9명과 비뇨기과 2명이 참여한 수술은 지난달 26일 14시간 동안 진행됐다. 기증자의 몸에서 성기 전부를 포함해 배꼽 아래까지의 복부 조직을 떼어낸 뒤 이를 통째로 환자의 몸에 이식하는 방식이었다. 환자가 다쳤을 때 복부 조직의 손상은 크지 않아 이 같은 방식이 가능했다고 한다.
의료진인 성형외과 의사 앤드루 리 박사는 "환자 자신의 신체 조직을 이용해 성기를 복원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발기 기능까지 복원시키기 위해선 인공 물질 이식이 불가피하다"며 "그 경우 감염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이식 수술에서 고환만 제외하고 음경과 음낭 등은 전부 이식했다. 의료진은 고환만 뺀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USA투데이는 "이식받은 환자가 나중에 아이를 가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신홍석 대구가톨릭대 비뇨의학과 교수는 "이식된 고환이 정상 기능을 하더라도 그 고환에서 생성되는 정자는 100% 기증한 사람의 유전자를 담고 있다"며 "나중에 2세가 생길 경우 아버지가 누구냐를 두고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환자는 "내 몸이 좀 더 정상에 가까워졌다는 걸 느꼈고, 자신감도 생겼다"는 소감을 전했다. 역시 신원과 사인(死因)을 공개하지 않은 기증자 유족은 "우리 가족이 나라를 위해 헌신한 젊은이를 도울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고 했다.
존스 홉킨스병원은 수술비 일체를 부담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참전 군인들의 성기 훼손 부상은 그동안 신체 절단 등 다른 외상과 달리 숨겨져 있었던 상처"며 "비슷한 고통을 겪는 다른 군인들에게도 도움을 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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