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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가성비 甲 중국스마트폰에 애플도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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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중국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화창베이. 화창베이는 한국 용산 전자상가처럼 휴대폰 소매상이 몰려 있어 세계 최대 휴대폰시장인 중국의 최신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중심가에 있는 한 건물 1층으로 들어가자 화웨이와 화웨이의 서브 브랜드인 아너, 샤오미, 오포, 비보, 지오니, 이비, 메이쭈 등 다양한 중국 스마트폰이 1층 매장 진열대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길거리에 있는 독립 스마트폰 매장들이나 광고판 역시 중국 제품들로 요란했다. 글로벌시장을 점령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나 애플은 화창베이에선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실제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자국시장 점유율을 매년 높여가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2016년 화웨이(16.4%), 오포(16.8%), 비보(14.8%), 샤오미(8.9%) 등 4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56.9%에서 지난해에는 화웨이 20.4% , 오포 18.1% , 비보 15.4% , 샤오미 12.4% 등 66.3%로 9.4%포인트 상승했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는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이 약 9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선보이면서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정민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 부소장은 "중국 업체들의 예전 전략은 쓸 만한 제품(Good Enough), 즉 가격은 선진 브랜드 대비 절반 수준이면서 품질은 80% 정도 제품을 만드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싸면서도 더 좋은(Cheaper and Better) 제품을 선보이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직원들도 이 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전해줬다.

화창베이의 한 스마트폰 매장에서 근무하는 린샤오젠 씨(29)는 "애플이나 삼성전자 제품과 비교해서 같은 스펙이면 중국 제품들이 가성비 면에서 뛰어나다는 인식이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아져 최근에는 중국 제품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가성비가 뛰어난 중국 제품들은 이제 중국을 넘어서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대수가 2016년 1억3900만대보다 10%가량 늘어난 1억5300만대에 달해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샤오미는 인도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기도 했다. 트랜션(Transsion)이라는 중국 브랜드는 잘 알려진 업체는 아니지만 아프리카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통신사 중심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이뤄져 중국산 제품들의 '굴기'를 느낄 수 없다. 하지만 언제든 가성비 높은 중국 제품들의 판매 공세가 이뤄질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다.

[선전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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